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15일 “시대 흐름에 역행하여 북남 관계를 파국에 처하게 하고 민족의 머리 우에 핵전쟁의 재난을 몰아오고 있는 남조선의 반통일 호전세력에게 무서운 철추를 내리기 위한 투쟁에 한결같이 떨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7번째 생일(16일)을 맞아 15일 평양에서 열린 ‘2ㆍ16 경축 중앙보고대회’에서 보고자로 나서 이 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명목상 국가원수인 김 위원장이 공개 연설에서 남측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투쟁을 선동하는 것은 흔한 경우가 아니어서 주목된다.
지난해 보고에서 김영남 위원장은 남한 정부에 대한 비난을 하지 않고 6ㆍ15 공동선언과 10ㆍ4 선언 이행 의지만 강조했었다.
지난해 보고대회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2월25일) 전이라 북측의 대남 메시지 수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해도, 김 위원장의 15일 발언이 북한의 신년 공동 사설 이후 격한 기류와 최근 엄혹한 남북 관계를 반영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이 2000년 6월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는 중앙보고대회에서 남측에 대해 적대적 표현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해와 달리 미국에 대해선 비난도 하지 않은 채 “우리는 앞으로도 자주, 평화, 친선의 이념 밑에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나라들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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