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회로(CC)TV의 범죄예방 효과는 얼마나 될까. 최근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 등에서 CCTV가 범인 검거에 크게 기여해 새삼 주목 받고 있지만, 강ㆍ절도범의 절반은 CCTV의 범행억제 효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신의기ㆍ박경래 박사 연구팀의 '범죄예방을 위한 환경설계의 제도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교도소에 수용된 강ㆍ절도범 2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CCTV 설치가 범죄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응답은 절반에 그쳤다.
가정집 등에 침입한 강ㆍ절도범 129명에게 CCTV의 예방 효과를 물었을 때 '매우 그렇다'(22명), '그런 편이다'(43명) 등 긍정적 답변(65명ㆍ50.4%)과 '아닌 편이다'(33명), '전혀 아니다'(31명) 등 부정적 답변(64명ㆍ49.6%)이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특히 사람을 대상으로 범행한 강ㆍ절도범(86명)의 경우 53.5%(46명)가 'CCTV 효과'를 인정하지 않아 인정하는 쪽(40명)보다 많았다.
또 실제 범행 장소에 CCTV나 경보장치가 설치돼 있었느냐는 질문에 10명 중 4명 꼴로 '그렇다'고 답했다. CCTV 설치 여부에 개의치 않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CCTV가 범죄예방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존 인식과는 다소 어긋나는 결과"라며 "CCTV 등과 같은 기계적 감시를 지나칠 정도로 강조해 온 현실을 감안할 때 그 효과를 의심할 수 있는 만큼 범죄예방 기법이 CCTV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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