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이 이례적으로 형사법정 방청석에 앉아 재판에 참여중인 검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16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505호 법정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에 대한 공판에 홍 기획관이 나타나 재판 진행 상황과 검사와 변호인들의 증인심문 과정 전체를 모니터링 했다.
지난해 중수부에서 수사한 사건들이 잇따라 무죄가 선고되자, 공판 과정의 문제점을 직접 파악하기 위해 나섰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호화 변호인단에 비해 공판에 들어오는 검사들의 숫자가 적은 것은 아닌지, 증인이 진술을 뒤집지는 않는지, 검사들의 심문이 부족하지는 않는지 등을 꼼꼼히 메모했다. 13일에는 중수부 전ㆍ현 검사들이 합동 간담회를 갖고 무죄선고의 원인과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날 공판에서도 증인이 검찰에서 진술했던 내용을 일부 번복해 검찰의 애를 태웠다. 김형진 전 세종캐피탈 회장은"(세종증권을 농협에 매각한 직후인) 2006년 3~4월 롯데호텔 커피숍 VIP룸에서 노건평씨를 만났지만, 노씨가 자신의 몫(돈)을 요구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렸다.
김 전 회장은 앞서 수사과정에서 "노씨가 '돈이 오지 않는다'고 노발대발 해서'정화삼씨 형제에게 통장을 맡겼다'고 진정시켰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전 회장과 함께 노씨를 만난 홍기옥 전 세종캐피탈 사장도 "노씨가 '세종증권 매각에 가장 힘쓴 사람은 나인데, 왜 내게는 돈이 안 오느냐'고 화를 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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