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영화 '슬픈 모유(The Milk of Sorrow)'가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베를리날레 팔라스스트에서 열린 제59회 베를린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틸다 스윈튼 심사위원장은 "페루의 혼란스런 현대사 속에서 학대 당한 여성들의 공포를 담아낸 이 영화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페루 영화 최초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차지한 '슬픈 모유'는 1980~90년대 페루 정부의 좌익 게릴라 소탕 과정에서 강간 당한 어머니의 모유를 통해 괴질환에 전염된 한 여성의 고통을 그리고 있다. 클라우디아 요사(사진) 감독은 "이번 수상은 나의 조국 페루를 위한 것으로 페루 영화를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은곰상인 심사위원대상은 아르헨티나 출신 아드리안 비니츠 감독의 '거인(Giant)'과 독일의 마렌 아데 감독의 '다른 모두들(Everyone Else)'이 공동 수상했다. 감독상은 소풍 중 실종된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엘리에 관하여(About Elly)'의 이란 감독 아스가르 파르하디에게 돌아갔으며, 남우주연상은 말리 출신의 소티귀 쿠야테('런던 리버'), 여우주연상은 오스트리아의 비르기트 미니흐마이어('다른 모두들')가 각각 차지했다.
한국영화는 경쟁부문 진출에 실패했으나 비경쟁부문인 포럼 섹션에서 상영된 김소영 감독의 '나무없는 산'이 그리스도교회상을, 이숙경 감독의 '어떤 개인 날'이 중국 영화 '마 선생의 시골진료소'와 공동으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을 받는 등 비공식부문 상을 수상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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