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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개혁 폭풍' 여성차관 첫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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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개혁 폭풍' 여성차관 첫 임명

입력
2009.02.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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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이슬람 율법이 지배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공직사회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왕이 강경보수 종교 지도자를 대거 교체하고 여성을 최고위직에 앉히는 등 파격적이고 개혁적인 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85)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종교적 색채를 앞세우고 전근대적 행태를 드러내 비난을 받았던 종교경찰 수장과 사법부 지도자를 교체했다고 AP통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14일 보도했다. 압둘라 국왕은 이날 단행된 부분 개각에서 셰이크 살레 알 리헤단 최고사법위원회 위원장을 해임하고 국왕 측근인 살레 빈 후마이드 국정자문위원회 의장을 새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리헤단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부도덕한 내용을 내보내는 위성 TV방송국 소유주는 살해해도 된다는 강경발언으로 사우디 안팎에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사우디 사법부는 2006년에도 성폭행 피해 여성에게 이슬람 율법을 근거로 징역과 태형을 선고해 국제적 논란을 빚기도 했다. 압둘라 국왕은 이날 "사법부 개혁은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국왕은 종교경찰 역할을 해온 선행촉진 및 부도덕 예방위원 위원회의 이브라힘 알 가이트 위원장도 중도파로 분류되는 압둘 아지즈 빈 후마인으로 교체했다. 이에 따라 미혼남녀가 밸런타인데이에 선물을 주고 받는 행위를 집중 단속해온 위원회의 행태에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압둘라 국왕은 또 사우디 역사상 여성으로서는 최고위직에 해당하는 여성교육부 차관에 노라 알 파예즈를 임명했다. 현지 언론은 일제히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이번 인사를 사우디의 교과서 개편작업과 연계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2001년 9ㆍ11 테러 범인 19명 중 15명이 사우디 출신인 점을 들어 사우디 교육체계가 극단주의를 부추기고 이슬람 이외 종교를 거칠게 다루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사우디 일간 알 와탄의 자말 카쇼기 편집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진정한 개혁의 시작"이라고 평가하면서 "교체된 인사는 얼굴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 새로운 아이디어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5년 8월 사우디의 제6대 국왕으로 취임한 압둘라 국왕은 그 동안 종파를 초월한 정책을 추진하고 젊은 관료와 학자를 등용해 왔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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