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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급전 좀… " 메신저 피싱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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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급전 좀… " 메신저 피싱 기승

입력
2009.02.1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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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강모(43ㆍ여)씨는 지난해 9월 S사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여동생으로부터 '인터넷 뱅킹이 안되니까, 아는 언니의 계좌로 돈을 보내달라'는 부탁을 받고 80만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강씨가 대화를 나눈 이는 동생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한 40대의 남자였다.

서울 명동에 근무하는 정모씨도 최근 M사의 메신저를 통해 회사 선배로부터 '100만원만 보내달라' 는 부탁을 받았다. 정씨는 처음에는 흔쾌히 승낙했지만, 미심쩍은 기분에 선배와 통화를 한 뒤 '메시저 피싱'에 걸렸다는 것을 알았다.

지인을 가장해 인터넷 메신저로 돈을 송금 받는 신종 사기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이 사기범 일당을 일부 잡았지만, 여러 회사의 메신저에서 사기범들이 활개치고 있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17일 메신저 피싱을 주도한 혐의(사기 등)로 황모(44)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이들에게 통장 명의를 빌려준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이모(57)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황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 중순까지 S사 메신저 사용자 19명으로부터 10만원에서 100만원씩 모두 1,000만원을 송금 받은 혐의다.

이들의 사기 수법은 의의로 간단했다. 전문 해커들의 수법으로 유출돼 인터넷에 떠도는 메신저 이용자들의 아이디어와 비밀번호를 입수한 뒤, 실제 주인처럼 접속한 것.

이들은 실제 메신저 사용자들이 대화상대를 '친구'나 '선배' 등으로 분류해 놓은 점을 이용, '친구야! 돈 좀 부쳐라', '나 대학선배 00인데, 급전이 필요하다' 는 등으로 친근하게 접근했다.

사기단이 이용한 S사 메신저의 경우는 같은 아이디로 메신저와 미니홈피를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이들 일당이 미니홈피를 통해 입수한 사생활 정보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의심받지 않고 사기 행각을 벌일 수 있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황씨 일당이 유명 인터넷 쇼핑몰 3곳의 회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다량으로 갖고 있었던 점으로 미뤄, 지난해 광범위하게 이뤄진 개인정보 해킹에 따른 2차 피해로 보고 정확한 유출 경위 등을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 등이 개인 정보를 어떻게 취득했는지는 입을 다물고 있다"며 "그 동안 개인 컴퓨터나 특정 회사 서버 해킹 등으로 개인정보가 많이 유출돼왔던 점에 비춰볼 때, 인터넷 이용자들은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수시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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