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표권 분쟁에 휘말려 한때 판매중지 사태를 빚었던 생텍쥐페리(1900~1944)의 스테디셀러 <어린왕자> 에 대해 특허심판원이 상표권 등록 대상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16일 <어린왕자> 를 출간했던 문예출판사, 문학동네 등 출판사 10곳이 이 책의 상표권 등록과 관련해 낸 상표등록 권리범위 확인 심판결정 청구에 대해 최근 특허심판원이 상표등록 대상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대상은 '어린왕자'라는 한글 제목, 'Le Petit Prince'라고 필기체 프랑스어로 쓴 제목, 어린왕자가 혹성에 서서 별을 바라보고 있는 삽화, 어린왕자가 망토를 입고 있는 삽화 등 4종이다. 특허심판원은 "창작 저작물 내용 그대로가 수록된 단행본의 제호만으로 사용되는 확인대상 표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보통명칭 또는 관용상표와 같은 성격을 갖는 것이어서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생텍쥐페리의 유족재단인 SOGEX와 한국측 대리인 GLI 컨설팅, SOGEX와 국내 상표권에 대해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국내 문구업체 아르데코7321과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등은 지난해 4월 정식 사용권계약을 맺지 않고 4종의 표장을 사용한 서적을 시중에 유통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교보문고, 인터파크 등 대형 온ㆍ오프라인 서점에 이 표장이 들어간 책의 유통을 중단시켜줄 것을 요구, 1개월 가량 유통이 중단된 바 있다.
아르데코7321과 위즈덤하우스는 특허심판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대해 제소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출협은 "제호, 글, 그림 등은 <어린왕자> 를 구성하는 불가분의 내용물로 저작권에 속하며, <어린왕자> 의 경우 저자 사후 50년이 지나 저작권이 소멸된 공공재산"이라며 "이 사안은 출판된 서적의 저작권과 사업용 상표권에 대한 혼동과 이해의 부족, 권리의 오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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