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시 폭락으로 모든 펀드가 반토막 난데 이어 올해 역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시장은 불확실하다. 그러나 위기에서 더 빛나는 펀드들이 있기 마련. 단기 급등장에서 위로 치고 올라가는 힘은 좀 달리지만 약세장에서도 쉽사리 급락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꾸준히 성과를 내는 가치주 투자펀드가 그 중 하나다.
2005년 4월 첫 선을 보인 'Tops Value주식'은 대표적 가치주 펀드다. SH자산운용에서 운용해 온 이 펀드는 올 초 SH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합병하면서 지금은 신한BNP파리바운용에서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는 지수전망 없이 종목 선택에만 집중한다. 자산 가치, 수익 가치, 배당 가치를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하고 적정 수준 이하의 가격에 도달하면 그 때 주식을 사들여 장기 투자한다. 또 주기상 최악 국면 혹은 시장 참여자가 투매할 때 되려 적극 투자하는 '역발상 전략'을 쓴다. 일시적 주가 등락보다는 멀리 보고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보통 가치주 펀드는 실제 기업 가치 대비 시장 가치가 저평가된 종목으로 알려진 중ㆍ소형주에 많이 투자한다. 반면 이 펀드는 대형주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대형주에 57.69%, 중형주에 42.31%, 소형주에는 1% 미만으로 투자하고 있다. 대형주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별 기업의 저평가 여부만 판단해 투자하다 보니 대형주 비중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화학(17.18%), 전기 전자(8.26%), 운수장비(8.26%) 등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총 76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 일부 종목에 의해 펀드 수익률이 좌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종목 당 최대 편입 한도는 4%를 넘지 않도록 한다.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24.22%로 유형 평균 보다 4.74%포인트 좋은 성과를 거뒀다. 최근 1개월 수익률도 4.36%로 선전하고 있다. 가치주 펀드는 보통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오름 폭이 작은데 반해, 이 펀드는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서 상승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2월 현재 설정액은 4,085억원으로 2008년초 이후 2,271억원이 순유입됐다. 펀드 수익률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표준 편차는 1년 동안 5.19%로 유형 평균(5.39%)보다 낮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베타 값(주식이 시장의 지수 변동에 반응하는 민감도)도 0.95으로 주식시장 변화에 덜 민감하게 움직였음을 알 수 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자료=한국펀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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