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Flagship). 우리말로 하면 기함이다. 웅장하고 크다는 뜻에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고급 세단을 플래그십이라고 한다.
현대자동차가 17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남양연구소에서 사전 공개한 신형 에쿠스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모델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중후하고 세련된 디자인. 이와함께 국내 자동차 엔진중 최대 배기량인 4,600㏄ 엔진 까지. 자신감이 붙은 현대차는 이날 세계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모델인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렉서스 LS 등 2개 모델과 비교 시승 행사를 갖는 모험을 감행했다.
이날 비교 시승은 에쿠스 3,800㏄와 4,600㏄ 2개 모델과 메르세데스 벤츠 S500L, S350, 렉서스 LS460L등 총 5개 모델이었다. 비교 모델들이 최고급 세단인 만큼 시승은 스포티한 주행 능력 보다 승차감과 안락성 등에 초점을 뒀다.
외관 디자인면에서 에쿠스,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렉서스 LS 등 3개 모델 모두 플래그십 모델답게 웅장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비슷했다. 이는 신형 에쿠스가 중압감 마저 주던 기존 모델의 일명 ‘조폭’ 이미지에서 완전히 탈피했기 때문이다.
딱딱하면서도 과장된 느낌이었던 라디에이터 그릴이 부드러우면서도 우아하게 변했다. 측면도 스포티한 느낌으로 한층 젊어졌으며, 뒷모습은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의 리어램프로 포인트를 줬다. 외관 디자인면에서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성능 테스트에서도 신형 에쿠스는 벤츠나 렉서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이날 성능 테스트는 총 거리 4.5㎞에 달하는 원형 트랙에서 슬라럼(코스 회전)과 차선 변경 등의 코스로 진행됐다.
먼저 4,600㏄ 엔진을 얹은 에쿠스에 올라타 가볍게 엑셀을 밟으니 묵직한 느낌을 주며 민첩하게 튀어 나간다. 시속 80㎞까지 순식간에 가속되더니 핸들을 돌리자 지그재그로 부드럽게 슬러럼 코스를 빠져나간다. 회전시 뒷좌석 승객들이 한쪽으로 쏠리는 듯한 느낌이나 벤츠 S클래스나 렉서스 LS460과 비교할 때 크게 나쁘진 않다.
차선 변경 코스에선 에쿠스가 발군의 기술력을 뽐낸다. 에쿠스가 노란색 중앙 차선에 접근하자 경쾌한 경고음이 울리는 것과 동시에 느슨하게 매어졌던 안전벨트가 순간 당겨지며 타이트해진다.
이는 현대차가 에쿠스에 적용한 차선이탈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차선이탈감지시스템(LDWS) 덕분이다. 벤츠나 렉서스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기술이었다.
인테리어 디자인 면에서는 신형 에쿠스가 아쉬움을 남겼다. 인테리어 디자인 문제는 현대차가 앞으로 꼭 개선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롤스로이스 오디오인 렉시콘을 장착하는 등 옵션면에서는 화려하나 각종 시스템 버튼, 조명등, 우드 그레인 등의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어지러운 느낌을 준다.
한마디로 정리정돈이 부족했다. 또 버튼 등 각종 마감재가 에쿠스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게 세련된 느낌을 주지 못했다.
이날 현대차가 출시한 에쿠스는 최첨단 장치와 시스템을 갖춰 세계적인 명차인 메르세데스 벤츠나 렉서스와 외관 디자인이나 주행 성능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만큼 국내 자동차 기술이 발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테리어 디자인과 뒷좌석 안락감 등에서는 개선할 여지를 남겼다.
현대차는 다음달 11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에쿠스 신차 발표회를 갖고 본격적인 시판에 돌입한다.
양승석 현대차 해외담당 사장은 “신형 에쿠스를 통해 현대차의 기술력을 모두 보여줄 것”이라며 “올 말게 해외 시장에도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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