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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도 낙하산/ 자리 많아 행복한 지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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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도 낙하산/ 자리 많아 행복한 지경부

입력
2009.02.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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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부 산하 기관 69곳 가운데 공석을 제외한 67명의 기관장 중 30%가 넘는 21명이 지경부 퇴직 관료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35%에 달하는 전체 공공기관장의 낙하산 비율보다 높지는 않지만 워낙 산하 기관이 많아 숫적으로는 다른 부처보다 월등하다. 이 때문에 일단 지경부 고위 공무원만 되면 공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산하 기관장으로 새롭게 자리하는 관행이 다른 부처보다 유독 도드라져 보인다.

지경부 산하 67명의 산하 기관장 가운데 지경부(옛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 포함)출신만으로는 21명이지만 옛 재정경제원과 경제기획원, 건설교통부 등 다른 경제부처 출신까지 합하면 낙하산으로 분류되는 기관장은 모두 25명. 결국 업무 관련성이 높은 정부 부처 관료 출신 기관장이 37%나 되는 것이다.

반면 민간 기업인 출신은 10명으로 15%에 불과했다. 정치인 출신도 10%가 넘는 7명이었지만 지경부 관료 출신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됐다. 나머지는 연구직이나 전문직, 교수, 군 출신 등이었다.

지경부 산하기관장 중에는 퇴임후 막바로 관련 공기업의 책임을 맡는 관행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산자부 자원정책실장을 지낸 한국광물자원공사 김신종 사장과 산자부 기간제조산업본부장 출신인 이태용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은 공무원 재직시 업무와 직접 관련이 있는 산하기관장을 맡고 있다.

특히 일부 기관장의 경우 임기를 마친 뒤 또 다른 산하기관으로 옮겨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이다. 1973년 공직을 시작한 유창무(59ㆍ행시 13회) 수출보험공사 사장의 경우 산자부에서 무역위원회 상임위원까지 지낸 뒤 중소기업청장으로 승진했다 퇴임 후 다시 한국무역정보통신 사장과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을 거쳐 지난해 9월 지금의 자리에 취임했다. 행시 14회 출신인 조환익 KOTRA 사장도 산자부에서 차관을 마친 뒤 수보 사장으로 갔다 지난해 다시 KOTRA 사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박봉규(행시 17회) 전 산자부 무역투자실장은 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으로 있다가 대구부시장을 지낸 뒤 다시 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이 된 경우다. 배성기(행시 19회) 한국중부발전 사장도 산자부 1급으로 퇴직한 뒤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으로 갔다 한전 자회사의 최고경영자가 됐다.

이계형(행시 19회) 전 산자부 무역투자실장은 퇴임 후 한국표준협회 회장을 거쳐 지난해 다시 산업기술평가원장이 됐다. 정준석(행시 19회) 전 산자부 무역투자정책본부장 역시 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이사장을 거쳐 한국부품소재산업진흥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물론 경영 능력을 검증 받은 인사의 경륜과 경험을 사장시키는 것은 국가적인 손해다. 특히 이들 산하기관장 중에는 공직에서 쌓은 경험과 특유의 능력을 발휘해 기관의 성격도 탈바꿈하고 실적 역시 월등하게 높인 기관장도 적지않다. 그러나 지경부의 한 고위 관료조차 "산하기관 감독 업무를 맡다가 산하기관장으로 가는 것은 도덕적 해이이자 오랜 악습의 고리"라고 말했다.

한성대 행정학과 민희철 교수는 "산하기관은 정부의 업무를 대행하는 준정부기관인 만큼 경륜 있는 퇴직 관료가 유리한 점도 있지만 선후배 관계를 따지는 조직의 특성상 여러 가지 폐해를 예상할 수 있는 만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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