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처럼 공격하면 동료들이 화나지 않겠니?”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15일 대전 삼성화재전에 앞서 용병 앤더슨을 불렀다. 전날 대한항공에 0-3으로 완패한 LIG손해보험 용병 카이의 경기 모습을 담은 비디오까지 보여줬다. “토스가 나쁜 공을 처리할 때 실수해도 좋으니 자신 있게 공격해라. 기 죽은 표정으로 툭툭 때리면 패배를 자초한다.”
김호철 감독이 본받을 대상으로 지목한 삼성화재 안젤코는 용병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보여줬다. 안젤코(27점)는 여오현과 석진욱 등이 몸을 날려 받아낸 공을 꼬박꼬박 득점으로 연결시켜 삼성화재의 3-0(25-22 25-23 25-23)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3연승을 거둔 2위 삼성화재(18승6패)는 1위 현대캐피탈(20승4패)을 상대로 2연승을 거뒀다. 현대캐피탈전 상대전적은 3승2패.
안젤코의 반 박자 빠르고 강한 스파이크에 앤더슨(20점)의 활약은 빛이 바랬다. 이단 공격을 도맡은 안젤코의 공격성공률은 54.35%. 한국형 용병 안젤코는 “이단 공격이야말로 내가 성공시켜야 할 임무다. 동료들이 수비를 해주고 내가 득점해야 우리가 이긴다”고 말했다. 서브리시브가 나쁘거나 수비가 공격을 받아낼 때 때리는 안젤코의 이단공격은 ‘역시’라는 감탄사를 자아냈다.
이틀 전 대전에 내려간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전을 앞두고 수비 훈련에만 매달렸다. 용병급 토종 박철우 등의 공격을 여오현 등이 받아내면 안젤코의 이단공격에 승부를 거는 게 삼성화재의 승리 방정식. 승장 신치용 감독은 “안젤코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있지만 공격이 약한 우리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고 설명했다.
수원에서는 한국전력 KEPCO45가 아마추어 초청팀 상무에 0-3으로 져서 프로배구 최다연패(26패)와 개막전 이후 최다연패(24패) 신기록을 세웠다. 여자부에서는 3위 KT&G가 3-2 승리를 거둬 2위 흥국생명을 4연패의 수렁에 빠트렸다.
대전=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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