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ㆍ60)가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최고 문학상인 '예루살렘상' 수상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을 비판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무라카미는 이날 이스라엘 예루살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수상식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해 "1,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그 중 다수가 무장하지 않은 어린이와 노인들이었다"며 이스라엘의 공격 행위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인간을 깨지기 쉬운 '알'에, 이스라엘군의 탱크 및 백린탄과 하마스의 로켓탄 등 양측의 무기와 그것을 사용하는 체제를 '벽'에 비유해 "아무리 벽이 올바르고 아무리 알에 잘못이 있더라도 나는 알의 편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라카미는 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유대인 정착촌을 분리하기 위해 설치한 장벽을 의식한 듯 "벽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벽이 우리를 죽이고 또 타인을 냉정하게 효율적으로 살해할 이유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세계 각지의 팔레스타인 후원 단체들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이유로 그에게 수상 거부를 촉구한 것에 대해 그는 수상식 참석을 고민했지만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쪽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예루살렘상은 2년마다 열리는 예루살렘 국제도서전 실행위원회가 1963년부터 '개인의 자유'에 공헌한 작가에 수여하고 있다. 2001년에는 미국의 평론가 고 수전 손택이, 2003년에는 극작가 아서 밀러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을 비판해 수상식에 불참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