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총리·장관은 뭐하나"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17일 "정부에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내각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경제 분야)에서 한승수 총리에게 "대통령을 제외한 어느 누구도 경제위기나 대책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총리의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지도자는 책임지는 사람인데 지금 정부에는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내용은 직격탄이었다.

정 의원은 또 "대통령이 모든 일에 직접 일일이 나서는데 대해 국민의 우려가 크다. 총리와 국무위원은 뭐 하느냐고 걱정하는 것"이라며 "이게 대통령의 스타일 때문이냐, 총리와 장관들이 소극적이서 그러냐"고 따졌다. 그는 "국무위원들은 대통령이 나서기 전에 미리 책임지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의 이런 쓴 소리는 '이명박 정부에는 대통령 대신 매를 맞아 줄 각료가 보이지 않는다'는 여론이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정 의원의 비판에 한 총리는 답변에서 "내각 전원은 위기를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극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무위원들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안된 점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 대응 과정에서 총리 목소리가 적었다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한 총리는 그러나 "우리가 하는 일이 제대로 홍보가 안된 탓이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