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조계 정기인사에 맞춰 법원과 검찰을 떠난 고위 판ㆍ검사들이 속속 대형 로펌에 자리를 잡고 있다. 반면 대다수 중소형 로펌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신규 채용까지 줄여 로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법원을 떠난 고위 인사 가운데 이윤승 전 서울가정법원장이 법무법인 화우, 오세빈 전 서울고법원장은 동인, 이원일 전 서울고법 부장은 바른, 주기동 전 서울고법 부장은 태평양, 이혜광 전 서울고법 부장은 김앤장에 각각 영입됐다.
특히 바른은 이원일 부장 외에 박재필 서울중앙지법 부장, 조현일 서울동부지법 부장 등을 영입해 전관영입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검찰에서는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이 대륙아주, 이복태 전 서울동부지검장이 로고스, 박상옥 전 서울북부지검장이 충정으로 각기 옮겼다.
불황 한파에도 불구하고 대형 로펌들의 전관영입 경쟁은 예년에 비해 크게 약화되지 않았다. 대형 로펌의 인재채용 담당 변호사는 "명망과 인지도가 높은 전관 법조인은 주요 사건 수임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로펌 자체의 신뢰도 또한 높여준다"며 "경기가 어렵더라도 필요한 인재는 영입해야 로펌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대형 로펌은 법률시장 개방에 따라 국내로 진입할 외국계 로펌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몸집을 불려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중소형 로펌은 경기침체의 악화를 우려해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다. 한 로펌은 전관 법조인 영입은커녕 일부 연수원 수료자를 선발하려던 계획마저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견 로펌 대표 변호사는 "규모의 경제를 갖춘 대형 로펌과는 달리 대부분의 중소 로펌이 올해는 채용을 동결했다"고 전했다.
법조계에서는 금융위기에 이어 실물경제도 갈수록 악화해 앞으로 중소형 로펌의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로펌 관계자는 "다양한 인재 풀로 백화점식 운용이 가능한 대형 로펌과 탄력적 운용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개인 변호사 사이에서 중소형 로펌들은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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