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함께 할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명동성당 김수환 추기경 빈소를 찾아 애도한 뒤 방명록에 이런 애틋한 글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진석 추기경, 안병철 서울대교구 사무처장의 안내로 명동성당 대성전에 입장한 뒤 김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유리관 앞에서 30~40초 간 조의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침통한 표정이었고 잠시 눈을 감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고인과의 마지막이 못내 아쉬운 듯 김 추기경의 머리 쪽에서 다시 20여초 간 고개 숙인 뒤 양 손으로 관 모서리를 잡고 김 추기경의 얼굴을 지켜봤다.
이 대통령은 조문이 끝난 뒤 정 추기경에게 "지난해 성탄절 때 뵐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때는 말씀도 나누시고 하셨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정 추기경은 "그 때가 사실상 마지막이셨다. 그 뒤로는 기력이 더 떨어져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힘들어 하셨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날 교회에 갔다가 갑자기 뵙고 싶어서 병문안을 가게 됐다"며 "힘드시니 그냥 계시라고 만류하는데도 자꾸 말씀을 하려 하셨다"고 지난해 12월 병문안 당시를 회상했다.
이 대통령은 또 "40년 전 추기경이 되셨을 때만 해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존재감이 없었을 때인데 정말 한국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셨다"고 고인을 기렸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어렵고 힘들 때 국민에게 사랑하고 나누라는 큰 가르침을 남기셨다"고 김 추기경의 선종을 거듭 애도했다.
이 대통령은 빈소를 나서면서 조문을 위해 줄을 서 있는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잠시 얘기를 나눈 뒤 명동성당을 떠났다.
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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