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가량의 짧지 않은 봄방학. 가족 단위 관객을 겨냥한 영화들에겐 장이 서는 기간이다. 올해는 애니메이션 2편과 판타지물 1편이 가족 관객몰이에 나선다. 제각기 '명품 가족영화'를 내세우지만 평가는 관객의 몫이다.
'작은 영웅 데스페로'
한 생쥐의 난행 때문에 왕비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왕의 오해가 부른 비극과 이를 극복해가는 화해의 힘을 다룬 영화다. 교훈적 내용 전달에 무게 중심을 둔 어린이 눈높이의 애니메이션.
중세 고딕 화풍을 연상시키는 유려한 화면이 바라볼수록 황홀한 느낌을 던진다. 그러나 온갖 편견을 이겨내고 인간과 자연이 평화를 되찾게 되는 과정을 풀어내는 화법은 매끄럽지 못하다. 럭비공처럼 튀는 이야기 전개에 아이들이 다소 어리둥절해 할만하다. 그래서 비주얼만큼 이야기의 이음매가 더 촘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더 크다.
케이트 디카밀로의 동화 '생쥐 기사 데스페로'를 스크린에 옮겼다. 원작은 2004년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인 뉴베리상을 수상했다. 생쥐 영웅 데스페로 역의 매튜 브로데릭, 공주 역의 엠마 왓슨, 비극을 유발한 생쥐 로스큐로역의 더스틴 호프만 등 목소리 연기자들의 진용이 화려하다. 전체관람가.
'문 프린세스:문에이커의 비밀'
아버지를 잃은 소녀 마리아(다코타 블루 리차드)는 삼촌 뻘인 벤자민의 문에이커 성에서 생활하게 된다. 마리아는 현실과 환상이 겹쳐진 신비한 장소 문에이커서 세상을 파멸에서 구하게 될 '문프린세스'의 전설을 알게 되고, 조금씩 환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문 프린세스:문에이커의 비밀'은 판타지 어드벤처를 표방하고 있으나 '나니아 연대기'시리즈나 '황금 나침반'과 같은 대형 판타지물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는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 영화 촬영에 들어간 물량이나 컴퓨터그래픽의 활용도가 판타지물이라 하기엔 소박하다. '황금나침반'에 출연, 눈길을 잡았던 다코타의 나이답지 않은 역할 소화가 그나마 볼거리. 엘리자베스 굿지의 유명 판타지 소설 '작은 백마'를 원작으로 삼았다. 19일 개봉, 전체관람가.
'가필드:마법의 샘물'
1978년 첫 선을 보인 이래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만화 캐릭터 고양이 가필드를 3D 애니메이션에 담았다. 까칠한 성격에 사고뭉치인 가필드가 '큰 웃음 대회' 우승을 위해 전설의 묘약인 '마법의 샘물'을 찾아 나선 과정을 그렸다.
손에 잡힐 듯 한 3D의 사실감이 매력적. 그러나 이야기 전개는 산만하고 갈등의 굴곡은 평이하다. 마치 슬랩스틱 코미디 한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부쩍 까다로워진 요즘 아이들의 눈높이를 만족 시킬 수 있을지 의문. 19일 개봉, 전체관람가.
라제기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