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 기간이 대폭 늘어난 것은 최근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처음 실시된 키리졸브 연습은 훈련 기간이 3월 2일부터 7일까지로 6일에 불과했다. 키리졸브 연습의 전신인 과거 한미연합 전시증원(RSOI) 훈련 당시에도 6일, 7일 등 1주일 안팎에서 훈련이 진행됐다. 갑작스러운 훈련 기간 증가에 대해서는 북한을 향한 경고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키리졸브 연습 기간은 공교롭게도 최근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은 주요 시기와 겹치게 됐다. 이 연습이 매년 3월 실시됐다는 점에서 우연일 뿐이라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훈련 기간 대부분을 포함하는 3월 중순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대회(3월8일)를 비롯해 기술적으로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준비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3월 중순 이후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훈련에 참가하는 미군 전력은 12일 동안의 공식 훈련 기간 앞뒤로 수일 간 더 여유를 두기 때문에 사실상 3월 한 달 간 동해 상을 비롯한 한반도 인근에서 한층 강화된 경계 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미군 전력 또한 북한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한미군과 해외 증원전력을 포함해 모두 2만6,0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인데, 핵추진 항공모함인 미 제3함대 소속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John C. Stenniss)'호가 전단을 이뤄 파견될 것으로 알려졌다. 존 스테니스호는 선체의 길이가 317m, 활주로 길이는 332m이며, 각종 안테나 등이 설치된 돛대까지의 높이는 20층 빌딩과 맞먹는 80여m에 이른다.
축구장 3배 크기인 1만8,211㎡의 비행갑판에는 슈퍼호넷(F/A-18E/F) 전투기와 조기경보기 E-2C(호크아이 2000), 전자전기 EA-6B 등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하고 있다. 4척의 이지스 순양함과 7척의 구축함, 핵추진 잠수함 등으로 항모 전단을 구성한다. 특히 이지스함에는 대포동 2호 미사일 등을 상대하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계의 핵심 장비인 SM-3 미사일이 탑재돼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무력 시위는 자칫 북한을 자극해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통상 연례적인 한미 연합훈련이라 할지라도 이를 빌미로 비난 성명과 각종 도발 움직임을 보여 왔다. 특히 지난해 3월 초에는 당시 처음으로 실시된 키리졸브 연습에 대응해 서해상에서 대규모 해안포 발사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고조되고 있는 북한 미사일 위기 속에서 북한측에 추가 도발 명분을 쌓아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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