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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2의 '워낭소리'가 나오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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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2의 '워낭소리'가 나오게 하려면

입력
2009.02.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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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가 갈수록 낭랑하다. 개봉(1월 15일) 당시 겨우 7개이던 상영스크린이 250개로 늘어나고, 흥행 역시 폭발적이어서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3위인 13만 4,855명을 기록했다. 총관객은 현재 35만여명으로, 독립영화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그 끝이 어딘지 알 수 없다.

노인과 소의 맞물린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워낭소리> 의 성공은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한국영화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알다시피 <워낭소리> 는 총제작비가 1억원밖에 안 되는 독립영화다. 화려한 스타도, 현란한 기교도 없다. 그러나 3년이라는 긴 기간을 기다리고 버텨낸 제작진의 열정과 끈기, 독특한 소재, 소박하지만 진솔한 영상이 있다. 그것이 이 영화의 힘이자 감동이다. 거품이 잔뜩 낀, 제작비 40억원이 예사인 상업영화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정신과 장점이다.

한국영화의 돌파구 역시 이를 더욱 소중히 키우고, 상업영화로 연결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영화 지원정책도 마찬가지다. '문화강국'의 핵심인 다양한 컨텐츠 개발을 위해서라도 새로움과 실험성이 살아있는 단편ㆍ독립영화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워낭소리> 는 그래도 행복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다양성영화 마케팅 지원사업'으로 4,000만원을 받아 편하게 개봉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매년 제작되는 50~60편의 장편 독립영화는 대부분 그런 혜택조차 없어 악전고투 중이다. 단편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나마 영화진흥위원회는 1년에 20~35편에 나눠주던 6억원의 독립영화 제작지원금까지 올해 없애버렸다.

대신 저예산영화 10편 제작에 71억원을 지원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작은 것'에 초점은 맞췄지만, 여전히 외형적 성과와 상업영화에 집착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렇게 1차 인프라인 독립영화까지 희생시키면서 내놓은 정책들조차 현실성이 부족해 외면 당하는 것이다. <워낭소리> 의 고영재 PD가 "제2의 <워낭소리> 탄생, 나아가 한국영화 전체를 영진위가 더 힘들게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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