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은행, 기준금리 2%로 인하/ 한계점 '1%대' 임박… 다음 카드는 돈 풀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2%로 인하/ 한계점 '1%대' 임박… 다음 카드는 돈 풀기

입력
2009.02.13 00:05
0 0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또 다시 0.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2.5%→2.0%)를 단행한 뒤, 이성태 한은 총재는 "더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1%대 기준금리 시대'를 예고한 셈.

그렇다면 금리는 어디까지 내려갈 수 있을까. 미국처럼 제로금리도 가능할까. 예금ㆍ대출금리는 또 어떻게 될까. 향후 금리방향과 관련한, 네가지 핵심 포인트를 짚어 본다.

기준금리 얼마나 더 내릴까

기준금리 2.0%는 우리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수준이다. 평소 같으면 꿈도 못 꿀 '몸에 안맞는 옷'을 이미 걸치고 있는 셈. 당연히 더 내리는 데는 경계감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총재는 "더 내릴 수 있다"면서도 "금융시장 상황을 봐가며 하겠다"고 전제했다. 내리더라도 지난 몇 개월간 해왔던 것처럼 0.5~1%포인트씩 공격적으로 내리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행진이 대체로 종착역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금융권에서는 대략 1.5% 정도를 기준금리 하한선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제로금리'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더 내려가면 외국과 금리차이가 줄어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환율이 급등하는 출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미 유동성함정 아닌가

금리가 너무 낮아지면 경제 주체들이 더 이상 금리 변화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소비도 늘지 않고, 경기도 살아나지 않는다. 이른바 '유동성 함정'현상이다. 한마디로 금리정책이 무력해지는 것인데, 한은도 이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도 유동성 함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막대하게 풀린 돈은 금융권 안에서 단기 부동자금으로만 떠돌고 실물 경제로 전파되지 않고 있다. 단기부동자금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MMF잔액은 현재 120조원대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총재는 하지만 "아직 유동성함정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워낙 경기가 나쁘고 단기간에 금리가 급락한 탓에 은행이나 국민연금 등 대형 기관들이 이에 적응하는 데 어려워서 생기는 현상"이라는 얘기로 차츰 풀릴 것이라는 기대다.

금리인하 이후의 카드는

한은 분위기라면 이제 기준금리를 더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은 0.5%포인트 내외다. 그렇다면 그 다음부터 한은은 뭘 해야 하나. 경기는 당분간 계속 나빠질 텐데, 금리인하 카드가 다 소진되면 한은은 그냥 손 놓고 있게 될까.

금리인하 다음의 정책수단은 이른바 '양적 완화'다. 돈을 사실상 무제한으로 푸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기준금리를 제로(0%)까지 낮춘 뒤, 본격적인 '양적 완화'카드를 뽑아 들었다.

한은도 이미 부분적으로는 '양적 완화'정책을 쓰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의 채권을 사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총재는 앞으로 금리인하 대신 이 방법을 더 적극적으로 쓸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금리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왔기 때문에 앞으로는 양적인 유동성공급 정책도 동원하겠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매입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추경예산에 재원이 필요할 경우, 발권력을 동원해 국채를 사들일 방침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예금ㆍ대출금리는 어떻게 되나

기준금리인하는 궁극적으로 예금ㆍ대출금리를 낮추기 위함이다.

먼저 대출금리는 각종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달렸다. 이날 CD금리(2.64%)는 기준금리 인하 폭(0.5%포인트)보다 훨씬 적은 0.28%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현재 CD와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4~5.03% 수준. 기존 대출자는 CD 하락폭만큼 3개월 단위로 이자가 낮아지지만 신규 대출자는 은행들이 손해를 피하고자 가산금리를 높인 탓에 여전히 높은 이자를 감수해야 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CD금리가 그동안 급락해 추가로 더 내려갈 가능성은 적고, 일단 현재 상태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며 "대출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여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예금금리는 기준금리 인하폭을 거의 그대로 반영한다. 현재 은행별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7~4% 안팎. 이날 우리은행은 기준금리가 떨어지자 17일부터 0.3%포인트를 인하해 3.4%를 적용키로 했고, 국민은행(현재 4%)과 신한은행(3.7%)도 곧 내릴 예정이다.

하지만 당장은 역마진을 우려한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기준금리 인하폭만큼 내리겠지만 향후 금리가 더 떨어질 경우에는 예금이탈(뱅크런) 현상을 우려해 기준금리만큼 예금 금리를 내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