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3ㆍ4동 복합청사 강당. 3월 창단을 앞둔 노원구립실버악단 오디션 오르간 부문에 지원한 인순혜(76ㆍ여)씨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전자피아노 앞에 앉았다.
주름진 손에서 울려 퍼진 곡은 이탈리아 가곡 '오 나의 태양'. 중간중간 엉뚱한 음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박자를 놓치기도 했지만 인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디션장은 그렇게 인기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도 울고 갈 '실버 바이러스'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단장 1명을 포함, 15명을 모집하는 오디션에 응시한 43명은 진지한 표정과 태도로 숨을 실력을 발휘했다. 응시생들은 현역 오케스트라 단원이나 음악교사 출신 등 경력자부터 3,4년 전 악기를 배우기 시작한 새내기까지 다양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차이가 없었다.
트럼펫 부분 오디션에 응시한 전상오(66)씨는 "육군사관학교 군악대 악장을 할 만큼 평생을 악기와 함께했는데도 떨리는 마음을 누르기 위해 하루 30분씩 꼬박 한 달을 연습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날 모집은 오르간 드럼 트럼펫 기타 등 9개 분야였으며 평균 경쟁률은 2.8대 1, 평균연령은 66.5세에 달했다. 합격자는 13일 발표된다.
노원구 관계자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실버악단 단장과 단원은 매월 50만원과 30만원의 활동비를 지원 받아 지역문화행사에 참여하게 된다"면서 "노인들이 주축이 돼 운영하는 만큼 연륜이 묻어나는 독특한 밴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장재원인턴기자(이화여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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