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터전인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2년간 봉사활동을 해 온 고등학생 3명이 미국과 일본의 명문대에 합격해 귀감이 되고 있다.
경기 가평 청심국제고등학교 3학년 홍석문(19) 김선태(19) 군과 김주연(19) 양은 각각 미국 노스웨스턴대 공과대학과 일본 와세다대 정치경제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생물학과에 합격해 올 8,9월이면 출국한다. 이들은 유학 중이라도 방학 때면 이곳을 다시 찾을 계획이다. 그 동안 봉사활동을 하며 정이 들었던 나눔의 집 할머니들을 결코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홍 군은 "이 곳에서 먼저 봉사를 하던 친구를 따라 한차례 음악연주회를 했는데 좋아하시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고 정기적으로 오게 됐다"면서 "미국에 가더라도 방학 기간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다시 찾아 뵐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양도 "음악연주도 하고 수요집회에도 참석하면서 할머니들과 정말 정이 많이 들었는데 조금 있으면 헤어져야 해 너무 아쉽다"며 "편찮으신 분들이 많아 걱정인데 다시 만날 때까지 부디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심고 음악동아리 '청심프론티어소리회' 회원으로 1학년 때부터 고아원, 양로원 등을 찾아 다니며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던 이들은 고교 2학년 때인 2007년 8월15일 처음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났다. 다소 무뚝뚝한 모습을 보이던 할머니들은 바이올린과 플루트 선율이 울려 퍼지자 손뼉을 치며 환하게 웃었고, 이 모습에 이들은 매달 이 곳을 찾아 할머니들의 손자, 손녀가 됐다.
2007년 11월에는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홍 군이 주축이 돼 함께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양평양서고, 광주중앙고, 인천외고, 용인외고 등 경기ㆍ인천지역 5개 고교 학생 40여명과 함께 '한국청소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돕기 연합회'를 결성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에 힘을 보태기 위해 만든 이 연합회는 봉사활동 외에 세미나와 초청강연회, 위안부 할머니 돕기 후원모금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이 모임은 미국과 일본의 10여개 고등학교 유학생과, 국내 30여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추가로 참여하면서 '일본군 위안부돕기 고등학교연합회'로 규모가 확대됐다.
나눔의 집 안신권 사무국장은 "연주가 끝나면 할머니들이 직원에게도 안주는 사탕을 꺼내서 학생들에게 쥐어줄 정도로 서로 끈끈한 정을 나누었다"며 "봉사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는 이들이 외국에 가서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계속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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