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언제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할지는 정치적 선택에 달렸다는 점에서 예측이 어렵지만 기술적으로는 앞으로 한 달 이내에 모든 발사 준비를 마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대포동 2호 추정 미사일을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기지로 이동시키는 모습이 포착된 것은 지난달 말께. 2006년 7월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할 당시 미사일이 무수단리 기지로 옮겨진 뒤 발사까지 걸린 기간은 약 두 달이다. 당시와 동일하다면 3월 말 정도면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2006년 발사 실패 이후 북한이 기술 개선을 이뤘을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장비와 시설 개량으로 발사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3월 중순 이후 언제든지 발사를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미사일 부품과 발사장비 운반, 기상관측ㆍ탄도추적 레이더 등 관측장비 설치, 미사일 조립 및 발사대 장착, 액체연료 주입 등 총 10여 단계의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현재 북한은 관측장비를 설치하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에는 미사일 추진체를 조립, 발사대에 거치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이 단계가 끝나면 더 이상 '시위용'이 아니라 본격적인 발사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미사일 추진체에 액체연료를 주입하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액체연료는 폭발 위험이 높아 주입 과정이 까다롭고 기간도 최대 1주일 가량 걸린다. 전문가들은 액체연료 주입을 실제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나머지 작업들은 앞으로 한 달 이내에 끝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의지 및 기술 향상 수준에 따라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16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방한(19일) 등을 전후해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북한은 대포동 2호 미사일을, 핵탄두를 탑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라 위성을 쏘아올리는 위성운반체로 이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위성운반체와 ICBM은 미사일 앞부분에 탑재하는 것이 위성이냐 핵탄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발사 준비 및 비행 과정이 매우 유사하다.
북한은 1998년에도 대포동 1호를 위성운반체로 이용해 발사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이를 '광명성 1호'로 불렀는데,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다.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당시처럼 위성운반체로 이용하는 것은 유엔의 대북제재결의 위반 논란을 피하면서도 장거리 미사일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