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에서는 부르고 싶은 노래 실컷 부르며 영원히 행복해. 사랑해."
연쇄살인범 강호순에게 희생된 여대생 연모(당시 20세)씨의 아버지가 지난 5일 딸의 인터넷 미니홈피에 딸의 명복을 비는 글을 남겼다.
연씨는 딸과 이야기를 나누듯 "하느님이 너무 사랑하셔서 너를 그렇게 처참하게 데려가신 걸까"라고 물으며 "네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다 안다. 이제 이승에서 못다한 너의 꿈, 억울함, 가족의 한까지 모두 거둬 가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전공이 성악인 딸의 가톨릭 세례명을 부르며 "루시아, 하늘나라에서 부르고 싶었던 노래도 많이 부르고 우리 가족이 못해 준 것들을 다 누리며 영원히 행복하길 바란다. 사랑한다"는 마지막 인사로 애끊는 부정(父情)을 전했다.
그는 딸을 찾아 헤매던 지난 2년간 방명록에 딸의 안부를 걱정하는 글을 올려 준 주위 사람들에게 "아이가 생각날 때마다 이곳에 와서 울고, 올려주신 글을 읽으며 죽을 힘을 다해 고통을 견뎠다"면서 "그 동안 저의 아이를 위해 글을 올려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인사했다.
연씨는 글 말미에 "하느님이 우리 아이의 죽음을 통해 더 이상 죄를 짓지 말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셨다고 생각하기에 재산가압류 신청을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다른 유가족과 행동을 달리한 이유도 설명했다.
연씨의 딸은 2007년 1월7일 성당에 다녀온다며 집을 나섰다가 강씨에게 납치된 뒤 살해돼 지난달 30일 수원시 황구지천변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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