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가 노론 벽파의 수장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 편지 중 1책 분량이 따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2일 정조가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 어찰 1책 분량을 소장 중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은 "이 어찰은 2003년 일반인을 상대로 한 공개 매집을 통해 구입한 것"이라며 "10월 열리는 박물관 개관 100주년 특별전에서 그 연구 성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은 "어찰의 정확한 규모와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이 공개한 어찰처럼 정조가 심환지에게 보낸 편지인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은 9일 정조의 비밀 어찰 299통을 발굴ㆍ공개하면서 "어찰첩은 본래 6책 분량으로, 이번에 공개하는 것은 5책 분량이며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정조어찰'이 나머지 1책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고문헌 연구가 박철상씨는 이날 학술회의에서 "국립박물관에는 '정조간찰첩' '정조어찰' '정조신한' 등 세 종류의 정조 어찰첩이 소장돼 있는데, 이 중 '정조어찰'이 이번에 새로 발굴한 심환지에게 보낸 어찰의 일부임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박씨는 '정조어찰'의 수신자란에 '동문즉전'(洞門卽傳) '단규개탁'(端揆開坼) '청동회납'(淸洞回納) 등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 어찰과 동일한 글귀가 적혀 있는 점과 서체 및 체제가 동일한 점, 정사(丁巳ㆍ1797) 무오(戊午ㆍ1798) 기미(己未ㆍ1799) 등 심환지에게 보낸 편지와 발송 시점이 같은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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