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자회사인 SK네트웍스를 통해 벌여온 수입차 사업을 중단하는 수순에 돌입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외제차 직수입 사업(그레이임포터)을 축소하고, 인피니티를 제외한 나머지 수입차 딜러권을 반납하는 등 수입차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SK네트웍스의 이런 움직임은 적자를 면치 못하는 수입차 사업에 대해 SK그룹 내부의 시각이 회의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는 2007년 4월 정만원 당시 사장(현 SK텔레콤 사장)이 “수입차 시장의 가격 거품을 빼겠다”는 거창한 출사표와 함께 그해 연말부터 수입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렉서스 등의 고급차를 한국 공식판매법인을 통하지 않고 해외에서 직접 들여와 싸게 팔겠다는 의도였다.
시장 진입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판매가 호조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율이 급등해 해외에서 직접 차량을 들여와도 채산성을 맞출 수 없게 됐다. 결국 SK 직수입차의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면서 월 100여대 팔리던 판매실적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십 대로 곤두박질했다.
SK네트웍스의 수입차 직수입 사업 법인인 SK모빌리언 3개 전시장(대치ㆍ방배ㆍ분당)에 쌓인 재고 차량만 400여대에 달한다. 시장이 이렇게 위축되자 SK모빌리언은 서울 대치와 분당전시장을 폐쇄하고 방배전시장만 남겨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수입차 딜러 사업도 축소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내달 중 크라이슬러 서울ㆍ인천딜러를 폐쇄키로 결정하고, 직원들에게 해고를 공식 통보했다. 또 재규어ㆍ랜드로버 대치전시장도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네트웍스는 지난해 9월 볼보 서울 대치ㆍ경기 분당 딜러를 반납했으며, 2007년 10월 푸조 딜러권도 반납했다. 이밖에 SK네트웍스는 수입차 사업 확대 차원에서 추진하던 마쯔다 한국법인 설립도 백지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최근 수년 간 수입차 사업을 크게 확대하면서 적자폭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며 “수입차 사업을 접고 싶어도 기업 이미지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 SK네트웍스 수입차 사업 현황
-2007년 10월 푸조 딜러권 반납
-2008년 9월 볼보 서울 대치ㆍ경기 분당 딜러권 반납
-2009년 2월 크라이슬러 서울ㆍ인천 딜러권 반납
-2009년 2월 SK모빌리언 서울 대치ㆍ경기 분당 전시장 폐쇄(예정)
-2008년 판매 실적 : 1,500대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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