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부실과 도덕적 해이로 지탄을 받고 있는 월가의 최고경영자(CEO) 8명이 집단으로 체면을 구겼다. 의회 청문회에 출두한 이들은 경영 부실 등을 사과했지만 일부 해명성 발언을 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11일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는 BoA(뱅크오브아메리카)의 켄 루이스,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파엔, 모건 스탠리의 조노 마크 등 모두 8명의 CEO가 참석했다. 의원들은 이들의 도덕성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마이클 카푸아노 공화당 의원은 “당신들은 오늘 자전거를 타고 이곳으로 와서 ‘좋은 일도 했잖아요’라고 말하려 한다”며 “미국은 더 이상 당신들을 믿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을 비롯한 일부 CEO가 전용 비행기 대신 기차를 타고 워싱턴 청문회장으로 온 것을 비꼰 것으로 회사가 어려운데도 고액 보수를 받은 사실을 감추기 위한 위장술이라고 보는 것이다.
CEO들은 대체로 몸을 잔뜩 낮추었다. 로이드 블랭크파엔은 “월가를 향한 국민의 전반적인 분노를 이해한다”고 밝혔고 조노 마크는 “모든 것을 잘하지는 않았으며 최고 경영자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는 해명성 발언을 했다가 비난과 핀잔을 받았다. 조노 마크는 “나를 포함해 모건 스탠리 경영진이 지난해 연말 보너스를 포기했다”고 해명했다가 일부 의원이 “2007년에는 당신이 현금 80만달러와 스톡옵션 4,020만달러를 받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자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켄 루이스는 “고객, 주주, 납세자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당국의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우리는 대출을 줄이는 등 자구책을 쓸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금융권이 대출을 축소해 시중 신용경색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을 해명한 것이다. 일부 의원은 “막대한 보너스를 받은 것은 자구책이냐”는 몰아붙이기도 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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