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국내 중소형 조선소 사냥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과잉설비로 홀대를 받고 있지만 중국입장에선 기술경쟁력을 갖춘 회사를 헐값에 사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향후 구조조정과정에서 적잖은 국내 조선기술과 설비 및 경영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각에선 '제2의 쌍용차'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중견 S조선소가 중국기업으로부터 인수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측이 제안한 가격이 워낙 낮아 매각협상은 최종 결렬됐지만, 이 회사는 은행으로부터 자금지원이 사실상 중단되자 매각을 긍정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 임원은 "일감은 많았지만 발주사로부터 선수금을 받기 위한 은행보증이 어렵고 구조조정 걱정도 있어 매각을 심각하게 검토했다"며 "지금 상태라면 적지 않은 조선소가 중국으로 해외로 매각될 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매각작업이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S조선소도 중국으로부터 매각제의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퇴출대상으로 분류됐다가 해외매각 쪽으로 처리방침이 바뀐 C&중공업 역시 중국측 자본이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전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중소 신생 조선소라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같은 최고 기업에서 영입된 고급인력이 많아 중국으로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워크아웃으로 국내 조선소들의 값어치는 떨어진데다, 반대로 중국 위안화 가치는 작년 이맘때(1위안=128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200원선까지 폭등해 있어 중국으로선 과거의 절반 이하가격으로 국내 조선소를 인수할 수 있게 됐다.
굿모닝신한증권 조인갑 연구위원은 "중국회사들이 국내 조선소 인수에 나설 경우 쌍용자동차와 유사한 기술유출 문제가 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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