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2세 소설가의 데뷔작이 미국 등 세계 언론의 찬사를 받으며 세계 각국의 베스트셀러에 올라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소설 '피아노 선생(The Piano Teacher)'을 쓴 제니스 Y.K. 리(37·한국명 이윤경)씨.
홍콩에서 태어난 제니스 리는 미국 세인트폴 고교와 하버드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재미 소설가 이창래씨가 재직하는 헌트대학 대학원에서 소설창작을 공부한 뒤 '피아노 선생'을 출판했다. 1월 이 책이 미 바이킹 출판사에서 출간되자 뉴욕타임스 등 미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서평을 실었고, 이후 2주도 못돼 뉴욕타임스 소설부문 베스트셀러 1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홍콩과 영국 등 다른 영어권 국가에서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벌써 전 세계 23개 국가에서 21개 언어로 출판됐다.
제니스 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7살인가 8살 때부터 책을 쓰고 싶었다"며 "수많은 책을 읽고 쓰면서 30년을 기다린 끝에 피아노 선생이 나온 것"이라고 그간의 집필 과정 등을 털어놓았다. 그는"재미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말로 자신의 소설관을 요약했다. 또 "성공에 앞서 많은 장편과 단편 소설을 썼고, 더러 단편소설을 신문사에 보냈지만 답변을 얻지 못하기도 했다"며 좌절경험도 공개했다.
제니스 리는 제2차 세계대전 전후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을 배경으로 남녀간의 사랑을 다룬 피아노 선생이 정교한 문체와 플롯, 전쟁상황이라는 시대적 배경 때문에 독자들의 관심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5년의 집필기간이 소설의 완성도를 높였을 것이다. 영국인 남성 윌 트루드데일, 홍콩 상류층 사교계 인물인 미모의 여인 트루디 리앙, 중국인 거부'첸'씨 가정의 피아노 교사로 고용된 영국인 유부녀 클레어 펜들턴 등이 소설의 중심인물이다.
현재 이 책은 한국에서도 출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니스 리는 한국 독자들에게 "TV와 컴퓨터를 통해서는 어렵지만 책을 읽으면 상상력을 기를 수 있다"며"책을 읽으면 다른 세상에서 살 수도 있고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글로 신문을 볼 정도는 되지만 한글 소설은 어렵다"고 겸손해 했다. 제니스 리는 하버드대 입학 첫날 만난 남학생과 결혼했고, 남편은 현재 미국계 투자회사 아시아지역 본부장이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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