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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지상상담] 독서 좋아하는 6학년 아이, 학습만화 '편식'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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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지상상담] 독서 좋아하는 6학년 아이, 학습만화 '편식' 하는데…

입력
2009.02.11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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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아이가 독서를 좋아하고 독서량도 많은 편입니다. 만화 위주로 독서를 하는 편인데, 대체로 학습에 도움이 되는 학습만화라는 타이틀이 달려 있습니다.

학습이나 독서습관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아이가 원하는 대로 도서관에서 빌려주거나 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생 때면 몰라도 이제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데, 이렇게 계속 학습만화 위주로 독서를 시키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고민스럽습니다.

A: 대다수 학부모님들은 만화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데 '만화'라는 형식을 빌렸다고 해서 학습 만화를 나쁘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책을 싫어하거나 읽는 것을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게 책과 친해지는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고, 새롭거나 어려운 분야에 아이들이 관심을 갖도록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편적이고 세세한 지식 암기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일 때 학습 만화를 이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특히 저학년일수록 지식이나 원리를 알게 쉽게 설명해주는 과학 만화도 학습을 위해 활용하면 좋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만화가 제대로 된 독서 습관을 형성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문자로만 된 딱딱한 책보다는 쉽게 읽을 수 있는 학습 만화를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만화로 된 책만 좋아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 그러한 지적의 배경이 됩니다.

즉 자연히 만화가 아닌 일반 책 읽기는 어려워하게 돼 독서 능력을 기르지 못하게 될 수 있으며 내용이나 주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만화라는 형식 자체에만 흥미를 갖는 경우 학습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가정에서 어떻게 지도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역사나 과학 분야의 학습 만화를 읽게 하더라도 거기서 그치지 말고 다른 책 읽기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도해주는 것입니다.

가령 삼국시대에 대한 역사 만화를 읽었다면 같은 주제의 일반 도서를 권해주는 식의 방법을 통해 만화라는 '형식'이 아닌 '주제'에 집중하게 할 수 있으며 동시에 학습 만화에만 빠지지 않고 올바른 독서 습관을 가질 수 있게 지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문학 작품을 학습 만화로 읽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소설이나 수필 등 문학 작품을 만화로 읽게 되면 줄거리 외에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을 수도 있으며 내용이 만화로 표현돼 있기 때문에 아이가 글을 보고 상상하는 과정을 방해해 여러 가지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문학 작품 읽기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학습 만화는 어떻게, 어떤 것을 읽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주제의 학습 만화라고 하더라도 질적인 면에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선별을 해야 할지도 유념해야 합니다.

믿을만한 출판사인지, 해당 분야 전문가가 집필했는지 살펴봐야 하며 내용면에서는 줄거리가 빈약하거나 선정적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 지나치게 전문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 책도 학습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아이들이 만화에만 흥미를 갖게 만들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장면의 배경이 같거나 인물들의 얼굴이 비슷해 개성이 없다면 십중팔구 무성의하게 기획된 책일 가능성이 크며 또 대사가 감탄사 위주로 돼 있거나 페이지당 장면 수가 적은 것 등 성의 없는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적인 표현보다는 다소 단순하더라도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그림으로 된 것으로 추천하여 골라보도록 하십시오.

아울러 독서에도 단계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나 학습만화에서 소설로, 다시 문제의식을 건드리는 가벼운 사상서에서 추상적인 이론서로 옮겨가는 게 일반적인 독서 진행 단계입니다.

처음 책을 접하는 과정에서 학습만화나 가벼운 소설로 책 읽기에 재미를 느꼈다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깊이 있게 사고하거나 지적인 감동을 주는 책들을 읽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해당학년의 추천도서나 선정도서 등 해당시기에 사고력 및 논리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서적을 선별해서 읽는 게 좋습니다.

이런 식으로 필요한 독서의 목록을 작성해 차근차근 읽어 나감과 동시에 독후감쓰기, 토론하기, 논지신문 만들기도 겸한다면 어느새 쑥쑥 자라고 있는 자녀의 논리력과 창의력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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