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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경찰 法집행 매도하는 서글픈 현실 극복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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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경찰 法집행 매도하는 서글픈 현실 극복돼야"

입력
2009.02.11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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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이후 사퇴 압력을 받아온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10일 공식 사의를 표명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경찰청 건물 15층 서경마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용산 사고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경찰청장 내정자와 서울경찰청장 직에서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용산 사고 이후 정당한 법 집행을 한 경찰에 대해서만 책임을 강요하는 일각의 주장에 많은 고민을 거듭했으나, 사상 초유의 경제위기를 비롯한 국가적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서 개인의 진퇴를 놓고 논쟁과 갈등이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김 내정자는 사고 직후부터 자진 사퇴를 고심해 왔으며, 청와대에는 9일 저녁 사의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의 사퇴 요구설과 관련, “사퇴 결심은 고위 공직자로서 순수한 개인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내정자는 그러나 ‘용산 참사’와 관련한 경찰의 무고함과 경찰권 확립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어제 검찰 수사결과 발표로 용산 화재사고의 실체적 진실은 ‘경찰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과정에서 발생한 예기치 않은 사고’로 밝혀졌다”며 “경찰 법 집행이 강경과 과잉으로 매도되거나 논쟁 거리가 되는 서글픈 현실은 조속히 극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이어 “나약하고 눈치 보는 경찰의 모습으로는 시민의 안녕을 지킬 수 없으며 법질서 확립도 기대할 수 없다”며 “국민들께서는 경찰이 이유없이 매맞거나 폭행 당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회견 시작과 함께 고개를 숙여 용산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예를 갖춘 뒤 미리 준비한 자료를 읽어 내려갔지만 시종일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내정자는 10분만에 준비한 회견문을 읽은 뒤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없이 곧바로 자리를 떴으며, 오후에는 용산 참사현장에서 숨진 고 김남훈 경사가 묻힌 대전현충원을 참배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김 내정자의 퇴임식은 12일 열리며, 이미 서울청장에 내정된 주상용 대구경찰청장이 조만간 정식 임명돼 부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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