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자의 시너 투기 및 화염병 투척으로 인해 망루 3층 계단 부근에서 최초 발화가 시작됐다." 검찰은 용산 참사를 낳은 화재 원인에 대해 이렇게 최종 결론을 내렸다. 화재발생 순간이 담긴 동영상들에 대한 정밀 분석을 거쳐 내려진 결론이다.
검찰의 재구성에 따르면, 참사 당일인 지난달 20일 오전 7시19분 망루 내부로 2차 진입을 시도하던 경찰특공대가 망루 지붕을 뜯어내려 하자 망루 4층의 농성자 일부는 이들을 향해 시너를 30초 이상 쏟아 부었다. 이어 1분 뒤 망루 4층에 있던 한 농성자가 계단을 통해 망루로 진입한 경찰을 막기 위해 화염병을 아래로 던졌다. 바로 이것이 최초 발화의 원인이라고 검찰은 판단했다.
망루 내부 3층 계단 부근으로 떨어진 화염병에서 시작된 불꽃이 계단과 벽면에 묻어 있던 시너로 옮겨 붙었다. 불과 2, 3초 만에 3, 4층에서 커다란 불길이 일어났고 불똥은 1층으로도 뚝뚝 떨어져 바닥에 고여 있던 시너에 옮겨 붙었다. 이처럼 불길이 순식간에 확산되면서 망루는 화마(火魔)에 휩싸여 버렸다.
검찰은 그러나 발화 원인이 된 화염병을 농성자 가운데 누가 던졌는지, 시너를 뿌린 사람은 누구인지는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당시 상황이 워낙 급박해 "누군가 화염병을 던지는 것을 봤다"는 진술만을 확보했을 뿐, 당사자를 특정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시너가 뿌려지는 동영상 역시 당사자의 손만 화면에 잡혔을 뿐 더 이상의 확인은 불가능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성자 20명에 대해 특수공무집행 치사 또는 치상 혐의로 공동책임을 물은 것과 관련해 "구체적
행위자가 특정되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이뤄진 범법행위에 대해선 전원공범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