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정부 시절의 과오를 규명할 미국판 ‘과거사 진상조사위원회’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패트릭 리히 미국 상원 법사위원장은 9일 조지타운대 연설을 통해 부시 정부 시절의 인권 침해 실태와 각종 실정, 이라크 전쟁과 관련한 여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진실과 화해 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위원회가 규명할 대상에는 권력 남용 소지가 짙은 검사들의 부당 해고, 테러 용의자 고문, 영장 없는 도청 승인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리히 위원장은 “누구에게 모욕을 주거나 처벌하거나 복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부시 정부에서 실제 발생한 일을 공정하게 추적할 필요가 있어서 위원회 설립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위원회 활동이 정치적 오해를 사지 않도록 위원회가 소환 권한만 갖고 기소는 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리히 위원장은 덧붙였다.
진실과 화해 위원회라는 명칭은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흑백 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척결하기 위해 구성한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본뜬 것이다.
현재 민주당이 상ㆍ하원을 장악하고 있어 위원회가 실제 구성될 확률은 높은 편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그 동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대량살상무기 관련 정보 조작 등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특별 조사를 요청해왔다.
공화당은 그러나 테러와의 전쟁은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내려진 합당한 결정이므로 군의 사기 저하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위원회 구성 및 조사는 재고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라마 스미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리히 위원장의 제안은 부시 정부 관료들을 부당하게 헐뜯기 위한 정치적 계략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리히 위원장은 이에 대해 “우리는 다음 페이지를 읽기 전에 현재 페이지를 이해해야 하고 과거 실수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진실 규명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위원회 구성 여부 및 규명 대상 등을 놓고 향후 양당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강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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