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때 이른 봄 바람이 불고 있다. 비록 9일엔 소폭 하락하면서 숨을 골랐지만 설 연휴가 끝나고 지난달 28일부터 8일까지 5일 하루를 빼고 8거래일 동안 상승세를 탔다. 지난 주 동안만 13.89포인트(3.81%)가 올랐다.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한 번도 넘지 못하고 있는 380선(종가 기준)도 머지 않아 깨뜨릴 기세다. 올 들어 코스닥 지수는 10%이상 올라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2% 상승)를 압도하고 있다.
지난해 주가 폭락 때만 해도 모두 백안시(白眼視)했던 코스닥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무엇보다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코스닥 사랑’이 대단하다. 올 들어 기관이 코스닥에서 순매도(주식을 판 액수보다 사들인 액수가 큰 것)를 기록한 날은 5거래일 뿐. 기관들은 이 기간 2,63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는데 개인(-619억원), 외국인(-1,547억원)이 내다 판 것과 뚜렷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펀드에서 하루 평균 455억원이 빠져나갈 정도로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기관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싼 값에 살 수 있는 코스닥에 몰린 것”이라고 설명한다. 코스닥은 조금만 사들여도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하기에 지난해 까먹은 수익률을 되찾기에 안성맞춤이라는 것.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대장주였던 NHN이 코스피로 이사가면서 이를 대신할 종목을 찾은 움직임이 코스닥의 수급을 활성화 했다”라며 “특히 코스닥 시가 총액 6%나 차지하는 NHN이 빠지면서 한 종목이 좌지우지 않게 된 것도 시장 전체에 숨통을 트였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외국인이 순매수할 때 코스닥이나 중소형 주가 오르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기관이 내놓은 코스피 대형주를 외국인들이 꾸준히 사들이면서 기관은 거기서 생긴 자금으로 코스닥을 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렇듯 코스닥이 각광 받는 데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한 몫하고 있다. 녹색 성장주를 비롯해 줄기세포 관련 주, 통신장비 관련 주 등 정부가 힘을 싣겠다는 종목이 주로 코스닥 소속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전에는 많은 종목이 정책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올랐지만 요즘은 실적이 좋은 50~100개 만 상승하고 있다”라며 “과거 테마주를 주도했던 개인에 비해 기관은 분석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업만 강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심사는 코스닥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그리고 개미들은 어떻게 해야 할 지이다. 일단 코스닥 강세는 한 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경기를 살리려는 정부의 정책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훼손할 만한 요인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기관이 정책 수혜주에 대해 수익률 게임을 벌이고 있다”라며 “펀더멘텔에 의한 장기 투자가 아닌 이상 언제라도 치고 빠질 수 있다”라고 충고했다. 특히 기관들은 이미 어느 정도 수익률을 확보한 상태. 코스닥에 더 관심을 가지라는 전망은 분위기 띄우기 용일 수도 있다. 자칫 어설픈 개미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다.
게다가 녹색 성장 같은 정책의 수혜를 입으려면 투자와 비용 지출이 뒤따라야 하는데 코스닥의 작은 기업들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 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많다. 실적이 안정되고 새로운 사업 분야의 모멘텀이 있는 등 살 만한 이유가 확실한 종목으로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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