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목타는 겨울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여름 이후 6개월 째 가뭄이 계속돼 30년 만의 최악을 기록한 강원 남부지역은 물론, 낙동강 유역 일부도 80년 만의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영호남 내륙도 심각하다. 농작물의 정상적 생장이 걱정되는 단계는 오래 전에 넘어섰고, 지금은 전국 800여 마을 10만 명 가까운 주민이 식수부족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봄철(3~5월)의 강수량이 평년(190~513㎜)과 비슷하거나 다소 적을 것이라는 기상청의 장기예보로 보아 봄비에 해갈 기대를 걸기도 어렵다. 현재와 같은 가뭄을 해소하려면 50~100㎜의 큰비가 서너 차례는 내려야 하는데, 6월 장마철 이전에 그런 큰비가 내릴 확률은 결코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가뭄의 직접적 원인은 지난 여름 이후의 강수량이 예년에 비해 턱없이 적었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에서 올 1월말까지의 강수량은 전국적으로 과거 평균의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20% 아래로 떨어진 곳도 있다. 그 결과 전국 주요 다목적댐으로 흘러 드는 물의 양이 예년의 30% 선을 밑돌고 있다.
반면 가뭄에 대처하기 위한 용수 공급량은 급격히 늘어나 이대로 가다가는 많은 다목적댐마저 바닥을 드러낼 지경이다. 강원 남부지역 식수원인 광동댐은 자연 취수가 불가능한 취수탑 아래의 사수(死水)까지 길어 올려 식수로 활용하기 위한 비상취수시설 설치작업에 들어갔다. 그렇게 해도 40일밖에 버티지 못한다고 한다.
대개의 자연재해가 그렇듯 이번 가뭄도 근본 원인을 특정하긴 어렵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막연히 거론될 뿐이다. 그렇다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다. 대증적 처방에라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 식수 부족 지역에 대한 비상 급수 체계부터 다듬어야 한다. 어제 이명박 대통령은 강릉에서 열린 가뭄대책회의에서 "물 부족에 대한 국민 인식에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실감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가뭄 극복 과정이 장기적 물 부족 대책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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