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해외 생산을 다시 한국으로 돌리는 '생산 역류'를 추진한다.
남 용(사진) LG전자 부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해외로 내보낸 생산 분야를 한국으로 다시 돌릴 것"이라며 "에어컨 분야부터 시작해 점차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에어컨의 경우 중국에서 주로 생산했으나 최근 들어 위안화 상승 등으로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오히려 저렴해졌다.
LG전자가 올해 상반기 중 추진하는 생산 역류는 생산시설 이전이 아닌 생산품목 변경을 통해 이뤄진다. 즉, 공장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시설은 그대로 둔 채 생산품목만 바꾼다. 이에 따라 중국 텐진공장에서 생산하던 에어컨을 창원공장에서 생산하게 된다. 남 부회장은 2007년에도 "인건비가 비싸도 생산성이 향상되면 싸게 만들어 이익을 낼 수 있다. 국내 생산성을 높이면 중국으로 갈 필요가 없다"며 해외 생산시설 확충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해외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도 진행한다. 남 부회장은 "현재 8만2,000명 직원 가운데 해외 인력이 5만2,000명"이라며 "생산의 60%를 해외에서 하고 있는데 이를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인력 정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인력 조정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그는 "국내 인력 3만명에 대해선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가운데 일부를 향후 신사업 및 성장 분야에 투입할 수 있도록 전환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LG전자의 경영 방침은 올해 경제위기가 심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왔다. 남 부회장은 "환율이 경쟁국보다 좋아서 위기 상황을 실감 못하는 것 같다"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손에 들고 있는 심정"이라고 지금이 위기 국면임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환율은 거품이 끼어 있다"며 "거품이 꺼지면 또 구조조정 할 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LG전자는 올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휴대폰, TV 등 경쟁력 있는 제품의 시장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인도, 중국, 독립국가연합,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중저가 제품까지 넓혀가기로 했다.
한편, 남 부회장은 정부가 최근 추진 중인 일자리 나누기(잡 세어링)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10명이 할 일을 12명이 하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맞지 않는다"며 "기업이 잡 세어링이라는 신기루를 쫓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10명이 하던 일을 8명이 하도록 하고 2명은 신사업에 투자하는 게 기업이 추구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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