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여지도는 교과서에서도 볼 수 있지만, 정작 실제 모습을 접할 기회는 극히 드물다. 조선 후기 고산자 김정호(?~1866)가 수십년간 국토를 답사해 1861년 만든 대동여지도는 조선 8도를 남북 120리 간격으로 쪼개 22첩의 책에 나눠담고 있다. 22책을 모두 이어 붙이면 가로 3.8m, 세로 6.7m에 이르는 거대한 크기가 된다.
서울 관훈동 화봉갤러리가 개관 기념으로 11일부터 3월 22일까지 여는 '지도사랑 나라사랑' 전에서 대동여지도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 한가운데 특수 제작된 가로 4m, 세로 7m의 아크릴 전시대가 설치됐고, 그 안에 대동여지도가 누워있다.
전책을 완벽하게 갖춘 대동여지도는 국내에 25점 정도 남아있는데, 그 중 한 점이다. 갤러리 대표이자 고서수집가인 여승구씨는 "30여년 전 수집한 것인데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후대에 이뤄진 채색까지 조화를 이뤄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기혁 부산대 교수는 "그동안 일반에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것으로 한국 고지도 발달사의 정점에 위치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지도사랑 나라사랑' 전에는 대동여지도를 비롯해 고지도 138점이 전시된다. 여씨가 수집한 500여 점의 지도 가운데 조선 영토와 관련된 것들을 모았다. 조선 전역을 표시한 전도류가 17점, 한양 지도 10점, 지방 지도 39점 등이다. 일본과 중국, 서양에서 제작된 조선 지도들도 있는데 상당수가 독도를 조선 땅으로 표시하고 있음은 물론, 현재 러시아 영토인 간도와 녹둔도, 일본의 대마도까지 조선 영토로 표시한 것들이 많다.
프랑스에서 1734년에 제작된 지도는 대마도를 조선령으로 표시했으며, 1904년 영국에서 발행된 지도는 간도 지역을 조선 영토로 소개하고 있다.
여 대표는 "고지도는 단순히 영토를 표시한 기록물이 아니다. 채색 지도의 경우 예술작품이라 할 만큼 회화성이 강하고 아름답다"며 "다양한 시각으로 지도를 바라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 기간 중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지도그리기대회가 열리며, 11일 오후 5시에는 김덕수씨가 이끄는 한울림예술단이 길놀이와 삼도농악가락 등 전통공연도 펼친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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