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윤증현 경제팀 출범/ '마이너스 경제' 솔직히 인정…정공법 선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윤증현 경제팀 출범/ '마이너스 경제' 솔직히 인정…정공법 선택

입력
2009.02.11 02:05
0 0

2기 경제팀은 '마이너스 성장' '마이너스 고용'을 인정한 채 첫 걸음을 내디뎠다. "정부의 정직성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 2기 경제팀의 수장격인 윤증현 신임 기획재정부장관의 취임 일성. 1기 경제팀을 타산지석 삼아 "더 이상 감추는 것 없이 모든 것을 솔직히 말하고 시장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마이너스 경제에 대한 돌파구로 제시한 것이 ▦조기 추경 편성 ▦일자리 지원 및 신빈곤층 대책 ▦구조조정 촉진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등. 윤 장관은 "이 같은 대책들을 통해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돌려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상당히 버거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확 낮춘 성장률, 확 달라진 태도

사실 마이너스라는 수치 자체가 더 이상 충격은 아니다.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마이너스(-) 4%로 전망했고, 해외 투자기관들도 줄줄이 마이너스를 예고하는 마당. 전임 강만수 전 장관조차도 "작년 말에 이미 올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힌 걸 감안하면, 정부의 내부 인식 자체가 달라졌다고 보기도 힘들다.

달라진 것은 정부의 태도다. 누구도 정부의 전망치를 믿고 신뢰하지 않는 상황. 더 이상 시장을 속인 채 비현실적이고 공허한 목표치에 매달리면서 시장으로부터 외면당한 1기 경제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윤 장관이 취임사와 기자 간담회를 통해 거듭 '정직'을 키워드로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엔 마이너스 전망이 결코 밑질 게 없는 장사라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관측이 많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2기 경제팀으로서 더 이상 추락의 여지가 없는 가장 밑바닥의 수치를 제시함으로써 성장률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는 것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747 공약'의 입안자인 1기 경제팀은 끝까지 공허한 목표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지만, 윤 장관의 상황은 다르다"며 "바닥을 인정하고 출발함으로써 향후 밑져야 본전인 상황이 된 것 아니냐"고 했다.

마이너스 탈출구는

2기 경제팀이 출범과 함께 성장률을 대폭 하향 조정하고 나선 데는 사실 조기 추경 편성을 위한 명분 쌓기 성격도 짙다. 올해 예산이 4% 성장을 전제로 짜여진 상황에서, 선제적이고 충분한 수준의 추경 편성을 위해서는 성장률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이달 중 추경안을 마련해 관계 부처와 당정 협의 등을 거친 뒤 3월말까지는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방침. 단지 시기만 빨라진 것이 아니라, 규모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성장률 하향 조정에 따른 세수 감소분만해도 9조~12조원 수준. 여기에 ▦녹색뉴딜 일자리 마련을 위한 추가 재원 1조9,000억원 ▦신빈곤층 지원 1조원 가량 ▦은행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캠코 증자 재원 1조원 가량 ▦신성장동력 확충 1조원 가량 등을 감안하면 추경 규모가 최대 20조원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 돈이 제대로 돌 수 있도록 은행 등 금융기관에 선제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하기 위한 법ㆍ제도 정비도 조만간 공론화할 공산이 크다. 윤 장관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은행의 유동성, 자산 건전성, 자본 적정성 등 3가지가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부족할 경우 공적자금 투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심각하게 거론할 정도는 아니다"고 했지만 역시 "(선제적 공적자금 투입이) 필요하면 어떤 대비를 해놓아야 하는지 차원에서 검토를 하고는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1기 경제팀이 추진하던 대책의 연장선에서 ▦신용경색 해소를 위한 보증 확대 ▦일자리 지키기 및 나누기 지원 ▦신빈곤층 지원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등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 위기가 심각한 상황으로 갈 수 있는 만큼 대증요법보다 큰 그림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며 "특히나 사회 통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논란의 소지가 많은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여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