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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취임 첫 기자회견…"美 고난의 겨울… 신속한 행동 없으면 재앙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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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취임 첫 기자회견…"美 고난의 겨울… 신속한 행동 없으면 재앙 초래"

입력
2009.02.11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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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경기침체로 미국이 지극히 취약한 상태"라며 "신속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행동하지 못하면 위기가 재앙으로 바뀔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의회는 경기부양법안을 이번 주에 최종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파티는 이제 끝났다" "고난의 겨울" 등 직설 화법을 동원하며 미국 경제위기의 심각성과 경기부양책의 절박성을 호소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침체→실업률 상승→소비감소→경기침체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아무런 대책도 추진하지 않으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보다 더 빠져 나오기 힘든 경제 악순환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바마의 발언은 10일로 예정된 8,38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에 대한 상원 표결을 앞두고 의회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촉발한 금융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조지 W 부시 전 정부가 통과시킨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 자금 중 현재 남은 3,500억달러로는 금융기관을 정상화하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과 수개월 안에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기 원한다"면서 "지금은 이란이 (과거와는) 다르게 행동하겠다는 신호를 보내야 할 때"라며 이란의 변화를 주문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를 줄이는데 솔선수범하고, 이후 다른 국가에도 이를 요구해야 한다"며 지난 수년간 소홀히 했던 핵무기 비확산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북핵 문제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있음을 재차 시사한 셈이다.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북한의 잇단 강경발언이 오바마 정부의 정책변화를 끌어내는데 실패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 '경기부양안' 선거유세하듯…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부양에 대한 절박함을 호소하기 위해 국민과 직접 접촉하는 방식을 택했다. 대통령 선거 유세를 연상시키는 오바마 대통령의 대민 접촉은 의회에 대한 압박만으로는 경기부양법안의 조속한 통과가 힘들다고 보고, 국민의 직접 지지를 얻는 방식으로 경기부양법안의 정당성과 필요성의 명분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상원의 경기부양법안 표결을 하루 앞둔 9일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위기로 가장 극심한 타격을 받고 있는 인디애나주 엘카르트를 방문,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팅에서 경기부양책을 통한 장기적 대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특히 이 지역의 핵심 산업인 자동차와 교통산업의 경쟁력을 조속히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밤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10일에는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 12일에는 일리노이주 피오리아에서 잇따라 타운홀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 지도부나 핵심 의원을 만나 법안 지지를 호소하는 데서 벗어나 '경제위기 대처에 대한 보폭'을 넓히는 것은 막대한 세금을 쏟아 붓는 경기부양법안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 배경으로 지적된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의회를 정치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술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공화당의 상원 원내 부대표 존 카일 의원 등은 "의회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공화당은 원칙에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주민 접촉을 늘리는 것이 경기부양 법안을 지지하도록 의원을 압박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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