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총 8,000억원에 달하는 장학기금을 운용하는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옛 이건희 장학재단)을 5월 출범하는 국가 장학 및 학자금 전문 기관 한국장학재단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교과부는 또 삼성측이 기부한 에버랜드 주식(10만6,149주)도 전량 매각해 한국장학재단 기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한국장학재단은 운용되는 기금 규모만 총 3조2,000억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여 국가 차원의 장학금 및 학자금 지원 체제가 확고히 구축될 전망이다.
교과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삼성의 사회환원기금을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에서 운용하고 있으나, 신설되는 한국장학재단에 편입될 경우 보다 효율적인 운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조만간 정식으로 편입 관련 논의를 시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6일 출범한 한국장학재단 설립준비위원회는 첫 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는 과학재단, 학술진흥재단, 주택금융공사의 장학금 및 학자금 관련 기능을 통합해 신설되는 한국장학재단이 명실상부한 정부 장학금 및 학자금 지원 헤드쿼터가 되려면 공익 기능이 강한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을 편입시키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 이사회가 편입을 결정할 경우 한국장학재단 기금 규모는 2조4,000억원(장학채권 6,000억원 포함) 대에서 3조2,000억원 규모로 대폭 늘어난다. 여기에 교과부는 삼성의 기부에 따라 보유 중인 에버랜드 주식(4.25%, 평가액 800억원대)을 이르면 상반기 안에 매각해 국가 장학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어서 한국장학재단 기금은 최대 3조2,8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측의 편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 관계자는 “지금도 운용을 잘하고 있는데 굳이 국가 장학재단으로 흡수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이 한국장학재단에 편입되려면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다. 이사진은 총 12명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10월 선임됐으며, 이사장은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이 맡고 있다.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은 지난해 200억원 가량의 장학금을 초중고교생에게 지원했고, 올해는 260억원 정도를 책정해 놓고 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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