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가 올스타 휴식기를 마치고 10일부터 정규시즌을 재개한다. 전체 일정의 3분의 2가 넘어선 가운데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는 2위 싸움,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는 6위 싸움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성적은 감독의 능력과 역량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 가운데 하나다. 때문에 이겨야만 훌륭한 감독으로 평가되고,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감독들은 초조해질 수밖에 없고 극도의 스트레스가 쌓이게 마련이다.
필자는 농구 대잔치 시절을 비롯해 프로에서도 기아와 SK 감독으로 우승의 기쁨을 맛봤지만 꼴찌의 쓰라린 경험도 있다. 현장에 있을 때 승패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수없이 다짐했지만 1승에 웃고 1패에 울었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감독이라는 자리가 다 그렇다. 1위를 달리더라도 항상 만족스럽지 못하고 불안하다. 또 플레이오프 진출이 불투명하거나 꼴찌를 면치 못하게 되면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누구보다 감독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필자지만 선수들 앞에서만이라도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감독들에게 조언하고 싶다. 감독이 코트에서 평정심을 잃으면 애초에 구상했던 전략이나 전술, 선수 구성은 어긋나게 되고 선수들은 동요하게 된다.
스포츠는 정직하다. 노력한 만큼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 따라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설령 이번 시즌을 실패하더라도 내일을 위한다면 말이다.
진부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위기는 곧 기회다. 조급함은 악수를 낳는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감독의 몫이라 해도 땀과 열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감독들의 건투를 빈다.
최인선 전 SKㆍ기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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