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관련 파문으로 민노총내 강경파와 온건파간 노선투쟁이 격화하고 있다.
단적으로 민노총 지도부는 5일 오후부터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이번 사태를 논의했으나 강경파로 분류되는 허영구, 김은주, 박정곤, 주봉희 부위원장 등 4명은 6일 새벽 사퇴의사를 표명한 반면, 온건파에 속하는 진영옥 수석부위원장(위원장 직무대행) 등 3명은 아직 거취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
민노총 주변에서는 구속된 이석행 위원장 체체 출범 이후 2년 여 동안 누적된 정파간 갈등이 이번 파문을 계기로 전면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허 부위원장 등 강경파가 온건파인 이석행 체제를 몰아내고 민노총을 재편하려는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노동계 한 관계자는 "그 동안 이 위원장에 대한 이견과 불만이 조직 내부에서 많이 쌓여왔는데, 이 사건을 빌미로 한꺼번에 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경파가 이번 파문과 관련,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민노총의 도덕성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며 집행부 총사퇴를 제기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반면 온건파는 "이번 사건은 개인의 문제이지 조직 전체의 도덕적 문제가 아니다"며 "지도부 물갈이를 목적으로 이번 사태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집행부 총사퇴를 일축하고 있다.
그 동안 양 정파는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 참여 등에 대해 첨예한 대립을 보여왔는데, 최근에도 온건파 부위원장이 비상대책회의 참여를 언론에 발표하면 다른 간부들이 부정하는 사례가 되풀이돼 왔다. 특히 이번 사건 이전부터 허 부위원장 등 일부 강경파는 이 위원장 체제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퇴하는 방안을 고려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민노총의 주도권이 어떻게 재편되느냐에 따라 향후 민노총 투쟁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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