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자율화'는 있을 수 없습니다. 방종에 불과할 따름이지요."
고교 유명 국어 교사 출신인 이원희(사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대입 자율화와 관련한 주요 대학들의 비뚤어진 전형안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경쟁적으로 점수 위주 선발을 기도하려는 것에 대한 경고이기도 했다.
"연세대의 예를 들어 볼까요. 고교 내신성적과 국가 체제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두 가지 확고한 전형요소가 있는데, 이런 걸 무시하고 또다른 본고사형 형태의 변형된 논술을 보겠다는 겁니다. 공교육을 파괴하고 부정하는 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되면 학생의 학습부담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고교의 존재 이유도 없어집니다."
그의 화살은 입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고려대에도 향해 있었다. "(문제가 되고있는) 고려대 2009학년도 수시모집 전형안은 모호하기 짝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이해할 수 없는 전형이지요. 고려대측이 전형안에 대해 정확하게 해명하지 않는다면 의혹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 회장은 새 정부가 추진하고있는 대입 자율화는 매우 중요한 고등교육 가치임에 분명하지만 대학 측의 사회적 책무성이 동반돼야 빛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이 학생, 학부모, 공교육(학교)과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입시안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배제한 '나홀로 성적 순 선발'은 대입 자율화 취지를 무너뜨리고 공교육 붕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에 따라 확대될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성은 이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무성이 수반돼야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며 "특히 입학전형에 있어 대학은 자율성 행사만큼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감소, 점수경쟁방식의 선발에서 벗어난 교육적 경쟁을 통한 인재양성 책무성을 다해야 옳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일부 대학들의 점수 지향 전형안은 고교 교육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빚어진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대입 전형안 마련 과정에서 '고교-대학간 대입 협의체' 구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금이 간 대학과 고교, 학생ㆍ학부모 간 신뢰를 회복하고 대학과 고교 교육을 합리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협의체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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