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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블랙홀 교향곡 우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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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블랙홀 교향곡 우종학

입력
2009.02.0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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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감. 잔뜩 쌓인 신간 더미에서 <블랙홀 교향곡> (동녘사이언스 발행)을 집어 폈을 때의 기분이다. 광대한 은하를 찍은 사진들과 '별, 그 긴 인생' 같은 소제목이 시선을 빨아들인다.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의 탈출구"라고, 저자 우종학(39)씨는 천문학이 가진 매력을 얘기했다.

"막히는 도로에 갇혀 빵빵거리며 아옹다옹 살다가도, 내가 광대하고 신비로운 우주 시공간의 일부라는 생각을 하면 왠지 인간다워지는 것 같아요. 베일에 가려진 우주의 얼굴을 흥분과 떨림으로 들춰보는 것은 일종의 로망이죠."

블랙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우씨에게 이 책은 대중을 상대로 한 첫번째 저술이다. 소년적 동경으로 우주에 접근했다가, 수학적 사고의 벽에 부딪혀 관심이 멀어지는 게 천문학을 대하는 보통 사람들의 태도. 우씨는 이들을 위해 '한 박사'라는 가상의 선생님을 내세워 초등학교 교실인 듯 친근한 목소리로 우주를 설명한다.

"복잡한 수학을 이해해야만 과학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어떤 계기를 통해 우주가 거기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무한한 호기심이 시작되는 거겠죠. 마치 매일 보던 친구가 갑자기 이성으로 보이기 시작하듯 말이에요."

우씨에게, 그리고 <블랙홀 교향곡> 에 등장하는 학생들에게 우주는 더할 나위 없이 '쿨'한 세상이다. 블랙홀이 제트를 쏘아내는 현상을 목격할 때의 전율이나 두 개의 은하가 서로 충돌하는 장엄함이 주는 경이로움이 책의 페이지를 채운다. 우씨는 "한국의 교육에서는 과학이 쿨하다는 것을 경험할 기회가 적은 듯하다"며 "'수학의 벽'을 넘어서도록 하는 길은 과학의 직관적 매력을 맛보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전공인 블랙홀을 표현하는 우씨의 말은 이렇다. "블랙홀은 엄청나게 큰 중력 때문에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내는 대상입니다. 우주라는 무림의 최강고수인거죠."

나사의 허블 펠로우십(전세계 젊은 과학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지원)을 받아 미국에서 연구 중인 우씨는 한국의 순수과학 풍토에 대해서 아쉬움 반, 기대 반의 전망을 내놨다. "당장 나라를 먹여 살릴 학문에만 관심을 두다 보니까 천문학은 대접을 못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먹고 사는 일에 급급하던 사람들도 웰빙과 인생의 의미를 찾듯, 순수과학의 중요성을 정부와 대중도 공감할 때가 오리라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선 대중저술가로서의 과학자의 역할이 중요하겠죠."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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