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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오보 소나기, 잦은 '소나기 인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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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오보 소나기, 잦은 '소나기 인사' 탓

입력
2009.02.0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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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관들의 잦은 인사 이동으로 인한 전문성 약화가 기상 오보의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상 정보의 정확성을 좌우하는 핵심부서인 기상청 예보상황과(옛 예보관실)의 경우 석ㆍ박사 비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등 기피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고려대 행정학과 조원범씨의 석사논문 '기상청 기상오보'에 따르면 2004~2007년 예보상황과 평균 총인원 31명 중 74%인 23명 가량이 해마다 자리를 이동했다. 이는 2000~2003년 연평균 전출ㆍ입 인원보다 약 20%가 상승한 것으로 기상예보 인력의 전문성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파악됐다.

예보상황과는 전국의 중ㆍ단기 예보를 분석ㆍ총괄할 뿐만 아니라 지진ㆍ해일을 제외한 특보의 생산 및 통보, 사후 분석까지 책임지는 부서로 기술적 업무숙련도가 요구된다.

예보상황과의 절대 인력 또한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2001년 57명에 달하던 인원수는 2004년 35명, 2005년 22명, 2006년 25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인원 변동이 없거나 증가한 예보정책과나 수치예보과와 대조된다. 특히 2000~2003년 예보국 총원 기준 평균 40%를 유지하던 인력도 2004~2007년 27%대로 추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잦은 보직 이동으로 예보관들의 근속기간 역시 선진국에 비해 짧았다. 인력샘플 분석결과 2007년 현재 예보상황과의 평균 근속기간은 7개월에 불과했다. 2004~2007년 평균 근속기간 역시 13개월로 2000~2003년보다 무려 9개월 이상 줄어들었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20~30년간의 근무로 '예보 베테랑'을 키우는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 기상청 예보상황과에서는 3년 이상 근무자를 찾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2005년 슈퍼컴퓨터 2호기가 도입되는 등 최근 기술 장비는 확충되었는데도 오보율이 높아진 것은 이 같은 잦은 인사 이동으로 예보 전문 인력이 확보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상청의 '장비 타령' 보다는 인력 운영의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 호우, 대설, 태풍, 황사 등 4대 악기상 평균 특보 정확도는 2004~2007년 78.1%로 2000~2003년 83.7%보다 5% 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보직 이동 시기 또한 문제로 지적됐다. 분석 결과 태풍 및 호우가 집중적으로 영향을 주는 7월에 인사가 많이 이루어졌다. 기후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예보 인력을 교체함으로써 특보 정확도가 떨어지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조씨는 분석했다.

기상 모델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석ㆍ박사급 고급 인력도 다른 부서보다 부족했다. 예보상황과의 석ㆍ박사 소지자는 정원의 43%로 다른 부서의 57~92%에 비해 낮았다. 전국의 기상정보를 총괄하는 예보관 가운데 박사 소지자는 2000~2003년 28%에서 2004~2007년 11%로 줄었다. 대신 한 명도 없었던 학사 소지자가 21%로 늘었다.

조씨는 "예보 전문 인력은 수치모델이나 슈퍼컴퓨터와 같은 원천기술의 확보만큼 중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상청은 일반 행정 기관과 달리 기술 기관이라는 특수성을 고려, 기계적인 순환근무 대신 전문 인력을 키우는 조직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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