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6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전체회의에서 국회폭력 사태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지도 않고 도리어 책임 공방만 벌였다. 외통위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상정을 둘러싼 폭력 사태 이후 50일만에 정상 가동됐다. 그러나 여야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설전을 벌여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박진 외통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8일 회의실 문을 걸어 잠근 채 한미 FTA 비준안을 직권상정, 폭력 사태를 유발한 데 대해 이날 회의를 통해 유감을 표명했다.
박 위원장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12월 16일 여야 간사협의에서 이틀 뒤 비준동의안을 상정하겠다고 통보했다"며 "원만한 의사진행을 위해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뒤 예정된 시간에 의사정족수가 충족돼 상정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폭력 사태의 원인을 한나라당이 제공했다"며 박 위원장을 공격했다. 당시 해머로 회의장 문을 부순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불미스러운 사태가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법률안 심의권을 쟁취하기 위해 그런 행위를 할 수밖에 없었다" 고 변명했다. 문 의원은 나아가 "한나라당 의원들의 행위가 더 큰 폭력이었다"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도 "위원장의 발언은 사과라고 받아들이기엔 매우 미흡하다"며 "박진 위원장과 한나라당 간사인 황진하 의원이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계속되자 한나라당 의원들도 방어에 나섰다. 윤상현 의원은 "민주당은 본회의장 점거에 대해 사과한 적이 있느냐"며 "오히려 민주당은 점거를 마치면서 만세를 부르고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역공을 폈다.
한편 박선영 의원이 "외통위는 가장 품위 있는 상임위로 대통령 형님도 앉아 있다"고 언급하자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불쾌한 표정으로 "쓸데없는 소리는 하지 말고 발언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폭력사태에 대한 여야 공방이 이어지자 "간사 합의대로 회의가 진행되지 않으면 나는 안 하겠다"면서 안건 처리 직후 회의장 밖으로 나가 버렸다.
당초 오전 10시로 예정된 외통위 전체회의는 이날 여야 의원들의 출석 저조로 47분 늦게 시작됐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