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청문회가 될 거라던 당초 기대를 감안하면, 경제정책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도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의 답변도 모두 밋밋한 수준이었다. 윤 장관 후보자는 금산분리 완화, 부동산 거래 활성화 등에 대한 소신 발언을 이어갔지만, 초유의 경제 위기를 헤쳐나갈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공방이 가장 첨예했던 분야는 금산분리 완화. 참여정부 당시부터 금산분리 완화 필요성을 거듭 주창해온 윤 장관 후보자는 반대 주장에 잔뜩 '핏대'를 세웠다. "금산분리를 완화하면 재벌이 은행을 갖는 것 아니냐"는 김효석 민주당 의원의 다그침에, 그는 "금산분리를 완화하면 왜 재벌만 들어올 것으로 생각하느냐. 연기금 등도 들어올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맞섰다. "론스타 문제로 대한민국 이미지가 얼마나 실추됐느냐" "7개 시중은행 중 국내자본이 대주주인 곳은 우리은행 하나 뿐이지 않느냐" 등의 역공을 펴기도 했다. 윤 장관 후보자는 급기야 "제조업 중심의 현금성 자산이 수백조원에 달하는데 그런 자금과 금융자본간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는 것이 그렇게 못마땅하고 두려운 거냐"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확고한 소신을 거듭 밝혔다. "시장을 형성하되 투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안점을 두겠다"는 것이 골자. 지금은 투기를 우려하기 이전에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무너진 시장을 복원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부동산은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이지만 현재 거래가 실종돼 시장 형성이 안되고 있다"며 "건설업계 인력 창출 등을 위해서라도 시장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윤 장관 후보자는 3월을 첫 중대 고비로 내다봤다. 그는 "졸업생 등 신규 인력이 쏟아지는 3월 이후가 가장 어려운 첫번째 고비가 될 것으로 본다"며 "지금은 무엇보다 내수를 살리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정책을 펴야 하고, 그 중에서도 실업대책에 정책 포커스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참여정부에서 3년간 금융감독위원장 직을 수행한 것과 관련, 그는 "내 소신은 현 정부와 같은 방향"이라고 단호히 답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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