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에는 불황이 없다. 경기침체로 모든 산업계 전체가 신음하고 있는 것과 달리, 온라인 게임 포털 업체들은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두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다른 기업처럼 인력구조조정은커녕 사람까지 새로 뽑고 있어, 국가경제에도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NHN의 한게임. 고스톱 포커 등 웹 보드게임의 지속적 성장과 퍼블리싱(유통ㆍ배급) 게임들의 매출 급증세에 힘입어 한게임의 2008년 매출은 전년대비 무려 51%나 늘어난 3,667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NHN의 주력 사업인 검색 성장률의 2배를 뛰어넘는 수준. 여기에 자회사인 NHN재팬(115억엔)과 중국 렌종(1억4,000만위안)의 매출을 합할 경우, NHN의 게임 매출은 무려 5,698억원에 달한다.
1인칭 슈팅(FPS) 게임인 '서든어택'과 야구를 소재로 한 '마구마구' 등이 식지 않은 인기를 얻으며 호황을 누린 CJ인터넷도 지난해 매출액 1,936억원, 영업이익 555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각각 21% 증가한 성적표를 얻었다. 기존 게임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계획 중인 CJ인터넷은 올해 기대작으로 '드래곤볼 온라인'과 '레릭 온라인' 등을 내놓고 매출액 2,452억원, 영업이익 657억원의 목표치 달성을 노리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피파온라인2'와 '슬러거' 등 대표 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스포츠 게임들의 매출 확대를 등에 업고 지난 해 매출 1,676억원에 영업이익 355억원을 거뒀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분기 매출 사상 처음으로 500억원을 돌파하는 동시에 4분기 연속 자체 매출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에도 매출 2,100억원, 영업이익 500억원 달성 등을 목표치로 내걸었다.
불황을 뚫고 온라인 게임이 이처럼 호황을 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첫째, 주 고객층이 상대적으로 불황을 덜 타는 젊은 층이란 점이다. 경기가 나쁘다고 해서 20~30대의 인터넷이용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둘째, 더 중요한 것은 온라인 게임 자체가 불황기에 더 빛을 발하는 비즈니스모델이란 점이다.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여행이나 야외활동을 줄이게 되고, 상대적으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므로 자연스럽게 온라인 게임 이용도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박재석 연구원은 "다른 엔터테인먼트 분야 보다 적은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은 불황기에 강한 내성을 갖고 있다"며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인프라 확산과 함께 갈수록 네티즌들의 인터넷 이용률도 갈수록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온라인 게임에 대한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업계는 꽁꽁 얼어붙은 국내 채용시장에서도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댄스게임 '오디션' 등으로 잘 알려진 T3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5월 한빛소프트를 인수한 뒤, 올해 처음으로 게임 개발과 서비스, 콘텐츠 유통 등 다양한 부문에서 50명의 신규 및 경력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대작 게임인 '아이온'으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규 게임 개발 및 기획 등의 분야에서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매년 모바일 업계의 최고 실적을 갱신해 온 컴투스도 웹기획을 비롯해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 등의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컴투스는 지난해 매출 298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국내 모바일 업계 사상 최고 실적도 바꿨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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