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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진영도 민노총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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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진영도 민노총에 쓴소리

입력
2009.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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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간부의 여성 조합원 성폭력 사실을 민노총이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이를 강력히 비난하고 재발방지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또 실추된 도덕성 회복을 위해서는 민노총 지도부의 뼈를 깎는 자성과 개혁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민노총 변화 추진 내부개혁가에 힘 실어줘야

▦하종강(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

말도 안 되는 일이 터지기는 했지만, 노동운동의 정당성 전체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 민노총 내부에서 많이 반성하고, 재발방지 장치가 마련되는 등 전화위복의 계기가 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내부에서 민노총 개혁에 나섰던 하영구 부위원장 등이 '리모델링이 불가능하다'고 한탄하며 사퇴한 것은 그만큼 아쉬움이 크다. 진보 세력들이 정파와 무관하게 민노총 개혁을 시도하는 내부 개혁가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민노총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기 보다는, 한편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다른 쪽에서는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활동영역을 넓혀줘야 한다.

성폭행 관련 모든 진상 한 점 의혹없이 밝혀야

▦심상정(진보신당 대표)

민노총 핵심간부가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민노총에서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은폐의혹이 제기되면서, 도덕성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노동운동을 포함한 진보진영이든 어디든 사건을 다루는 태도가 중요하다. 민노총은 모든 진상을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한다. 잘못된 것을 가리려고 하는 게 아니라, 드러내고 책임 있게 처리하는 태도가 있어야만 제대로 된 반성과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국민들이 큰 실망을 하겠지만 민노총이 다시 신뢰를 얻으려면, 사회변화를 주도하는 조직답게 모든 일을 책임 있게 처리해야 한다.

은폐 시도 용납 안돼…지도부 사퇴는 당연

▦진중권(중앙대 겸임교수)

예전에 없던 일이 터진 것처럼 호들갑 떨 건 아니다. 이번 일을 갖고 민노총 개혁까지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은폐시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철저하게 드러내서 문제를 삼아야 한다면 바로 그 부분이다. 그런 측면에서 민노총 지도부가 사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어떤 기준보다도 강력한 기준으로 행위자와 은폐 시도자를 처벌해야 한다. 이번 일은 민노총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의 문제다. 자신의 허물을 감추려는 보수성에서 진보진영의 대표격인 민노총이 자유롭지 못했다는 점을 용서할 수 없다.

구조조정 등 현안서 보수세력에 역공 빌미

▦이경숙(민노총 충남본부 지도위원)

노동운동에서 도덕성은 생명이다. 특히 민노총은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조직인데 정말 이야기하기도 부끄러운 일이 발생했다. 더구나 올해 노동계는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문제 등 큰 현안이 많은데 보수세력에게 자칫 탄압의 빌미를 제공한 것 같아 걱정스럽다. 민노총은 지금 시험대에 올라 있다. 우선 당사자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사안을 공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스스로 엄정하게 처리하지 않으면 노동자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재발 막으려면 노조에 여성 임원 할당해야

▦김윤철(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

이번 사건은 한국 노동운동 저변에 박힌 남성 우월주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노동운동의 문제라기 보다는 한국 사회 고유의 '문화적ㆍ구조적' 문제이다. 우리나라 노조운동은 남성 근로자가 많은 중화학공업 현장 위주로 조직화하면서 여성성이 보장되지 못한 측면이 많다. 당사자에 대한 처벌과 은폐를 시도한 민노총이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으려면 제도적으로 여성이 남성 임원과 비례하는 힘을 갖는 권력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독일처럼 노조 혹은 시민단체 집행부 일정 비율은 여성에게 할당하는 등의 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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