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획사와 일부 예능 PD들간 '검은 거래'의 끝은 어디일까. 4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된 박해선(53) 전 KBS 예능팀장은 방송 출연 청탁이나 외주 제작사 선정은 물론, 연말 가요대상 시상식과 관련해서도 뒷돈을 받아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오수)에 따르면 박씨는 책임프로듀서(CP)에 오르기 직전인 2003년 12월,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이도형(구속수감중) 전 이가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씨는 이씨로부터 "소속 가수 Y가 KBS 연말 가요대상을 받게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2,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았다.
2년 뒤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 이번에는 가수 I의 가요대상 시상식 참여 및 수상자 선정 명목으로 1,000만원이 오고갔다. 하지만 이러한 금품 제공이 실제 수상과 직결되지는 않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박씨는 2004년 9월과 12월에도 이씨에게서 소속 연예인들의 방송출연 및 사례금 조로 각각 1,000만원씩을 받았다.
이들의 뒷거래엔 '주식'이라는 신종 상납수단도 등장했다. 2005년 3월 박씨는 "조만간 팬텀을 인수해 이가를 우회상장할 예정인데, 필요한 만큼 주식을 사라"는 이씨의 제안을 받고 팬텀 주식 2만 주를 시세의 70% 수준인 1,000원에 사들였다. 주가급등으로 박씨가 거둔 시세차익은 5,000만원 상당에 이른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박씨는 또다른 기획사들과도 '친분 관계'를 맺었다. DSP엔터테인먼트로부터는 KBS 시트콤 드라마의 외주제작사 선정, 신인가수 홍보 등을 도와줬다는 이유로 총 4,000만원을 받았고, 예당엔터테인먼트 및 NH미디어도 각각 1,500만원과 1,000만원을 건넨 사실이 검찰 수사로 밝혀졌다.
박씨는 '이문세쇼' '열린음악회' '해피투게더' 등을 연출했던 KBS의 간판급 예능PD로 지난해 8월 방송사 PD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도피했다가 지난 2일 체포됐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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