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연예인이 찍고 싶어하는 광고 3가지는? 화장품, 의류, 생리대 광고다. 생리대 광고가 꼽힌 것은 깨끗하고 지적이고 순수한 이미지로 각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성 생리에 대한 사회적 금기가 무너진 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생리와 관련된 건강정보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성 건강의 바로미터'라는 생리를 제대로 파악하는 여성은 그리 흔치 않다.
■ 생리는 규칙적이어야
생리에 대한 여성의 생각은 극단적이다.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귀찮다고 여기는 사람도 적지 않다. 생리에 대한 반응도 극과 극이다. 어떤 여성은 생리일이 1주일, 아니 2~3일만 늦어져도 예민해진다.
임신 가능성이 있으면 임신 자가테스트를 수없이 하고, 심지어 병원을 찾기도 한다. 반대로 한 두 달 생리가 없어도 편안히 생각하기도 한다.
이는 건강한 생리 개념을 몰라서 그렇다. 건강한 생리는 21~35일 주기로 규칙적으로 이뤄진다. 기간은 3~7일, 생리량은 20~60㎖정도. 건강한 생리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성이다. 생리주기가 건강한 생리주기를 조금 벗어나도 규칙적이라면 별 문제가 없다.
주기에 따라 한 달에 두 번도 한다. 또 건강해도 한 두 달 정도 건너뛸 수 있다. 과로와 스트레스, 다이어트 등으로 인해 생리가 일시 멈추거나 기간이 줄기도 한다. 하지만 휴식하고 안정하면 대부분 회복된다.
'한 달에 한 번', '28일 주기' 등의 생리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면 스트레스로 생리불순이 될 수 있다. 생리불순은 말 그대로 생리가 순조롭지 않고, 불규칙한 것이다. 생리주기에서 3번 이상 벗어났거나 1년에 8번 이하로 하면 건강 이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 생리가 너무 길어지거나 양이 많아지면 자궁에 이상이 있거나 배란장애 등일 수 있으므로 초음파ㆍ호르몬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무월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월경은 생리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생리가 3번 이상 끊기거나 6개월 이상 하지 않는 것이다.
■ 생리달력 만들어 체크를
여성의 몸에는 생리와 연관된 두 종류의 호르몬(에스트로겐ㆍ프로게스테론)이 있다. 배란일과 생리일 사이에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촉진되다가 수정되지 않고 생리를 하면 에스트로겐 분비가 많아지는 등 두 호르몬이 균형을 이루며 생리ㆍ임신 과정을 조정한다. 그런데 여러 요인이 호르몬 분비를 조정하는 뇌에 이상을 유발해 호르몬 분비가 이상해지면 생리가 제대로 되지 못한다.
생리불순의 원인은 다낭성난소증후군(여러 개의 난자가 한꺼번에 성숙해 배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자궁내막 유착, 갑상선 질환 등 원인 질환이 있을 경우가 가장 많다. 이럴 때 원인 질환을 조기에 치료하면 회복되지만 방치하면 불임이 될 수 있다.
체중증감이 심해도 생리불순이 될 수 있다. 지방세포가 에스트로겐 수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방세포가 많으면 에스트로겐 수치가 너무 높아지며, 정상보다 15% 이상 낮은 저체중이거나, 1년에 10% 이상 몸무게가 줄면 에스트로겐 수치가 너무 낮아져 생리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스트레스도 원인이다. 스트레스가 생식샘자극호르몬 분비 이상을 유발해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생리불순은 또한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줄어 성교통 등 성기능 장애가 일어날 수 있고, 생식 능력 감소로 불임이 될 수 있다. 또 골밀도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산부인과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생리불순의 원인 질환 유무를 확인하며, 호르몬검사로 호르몬 이상을 확인한다. 호르몬 이상이 있으면 호르몬요법을 실시하고, 문제가 없으면 자궁내막 보호를 위해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하거나 먹는 피임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우선이다. 호르몬제가 일시적으로 생리불순을 바로잡을 수 있지만 해결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호르몬 균형 유지를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하는 것도 좋다. 또 갑자기 살이 찌거나 빠지지 않도록 체중조절도 신경을 써야 한다.
건강한 생리의 기준이 규칙성이므로, 생리패턴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생리달력을 만드는 것. 자신의 다이어리나 수첩에 월별 생리달력을 만들어 자신의 생리패턴을 확인한다.
생리달력에는 언제 생리가 시작되고 끝났는지 표시하고, 생리량도 함께 적어 놓으면 된다. 생리량을 정확히 알기 어려우므로 사용한 생리대 수를 적어 놓으면 생리량 변화를 알 수 있다. 생리통이 있다면 통증 정도를 적어 놓는 것도 좋다.
생리주기가 갑자기 달라지거나, 건너 뛰거나, 생리량이 많이 변할 경우, 최근 먹는 약이나 스트레스 정도, 체중 증감 등을 함께 메모해 두면 원인 확인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 대한산부인과학회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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